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락을 경고하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쓸 수 있는 모든 자본, 노동력 등 생산요소를 투입할 경우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8년 및 중기 경제전망’을 보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5년(2012~2016년)간 3.0%에서 앞으로 5년(2017~2021년)간 2.8%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포함한 이전 5년 기간(2007~2011년)의 3.6%에 비해서는 훨씬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예정처는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증가세가 2017년부터 큰 폭으로 꺾인 뒤, 2020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다”면서 “같은 기간에 근로시간단축법안 추진 등으로 주당 근로시간도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노동의 잠재성장 기여도가 0%포인트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예정처는 “노동의 성장 기여도 하락은 생산가능인구 증가세의 둔화와 주당근로시간 감소, 실업률 상승 등이 맞물려 빚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정처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2012~2016년 1.1%에서 2017~2021년 0.6%로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당 근로 시간은 2012~2016년 43.6시간에서 2017~2021년 42.4시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추진중인 주당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근로시간 단축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국은행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7월 13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2.8~2.9%로 추정했다. 한은은 2015년 12월에는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산했다. 한은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였지만 2006~2010년 3.7~3.9%, 2011~2015년 3.0~3.4%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 가능인구 감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지난해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3623만명에서 3631만명으로 0.2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2.9%에 72.8%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앞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잠재성장률이 더욱 빠르게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은 ‘소비 부진→투자 감소→성장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