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논란의 중심에 선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식민주의자들이 데려온 이민족이며 난민 사태를 언론이 과장해 보도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은 전날 스콧 마시엘 주미얀마 미국 대사와 면담하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벵갈리(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로 부르는 말)는 미얀마가 아닌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이 나라에 유입됐다"며 "그들은 토착민이 아니다. 식민지 시절 그들이 로힝야가 아닌 벵갈리로 불렸던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벵갈리 주민들은 반군 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가 주도한 (경찰초소) 공격에 가담했다"며 "그래서 그들은 미얀마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국경을 넘어 달아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또 "벵갈리의 원 거주지는 벵골지역이다. 그들은 같은 종족 같은 언어와 문화가 있는 그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지금까지 50만 명이 넘는 국경 이탈 난민이 발생한 데 대해 마시엘 대사가 우려를 표명하자, "난민 수가 아주 많다는 보도에 과장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디어를 이용하는 선동선전이 존재한다. 실제 상황을 국제사회에 전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주류인 아라칸인(불교도)과 영국이 쌀농사에 투입할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유입시킨 소수인 벵갈리(이슬람교)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영국령 미얀마를 침공한 일본이 지배세력 공백을 틈타 이슬람교도를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영국이 반일 감정을 가진 로힝야족 의용군을 무장시켜 영토 재탈환에 앞장을 세우면서 양측은 본격적인 유혈충돌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당시 영국군이 무장시킨 로힝야족 의용군은 일본군과 싸우는 대신 일본군에 협조적이었던 불교도를 학살하고 불교 사원과 불탑을 파괴했다. 이후에도 두 종교집단 간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1982년 쿠데타로 집권한 네윈의 군부는 '국적법'을 제정해 8대 민족과 135개 소수민족에 국적을 부여하면서, 로힝야족을 국적 부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2012년에는 로힝야족의 불교도 여성 집단성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유혈충돌로 2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주류인 불교도와 소수인 이슬람교도간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의 유혈사태는 지난해 10월 ARSA의 전신인 '하라카 알-야킨'(Harakah al-Yaqin, 믿음의 운동)이 경찰초소를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9명의 경찰관이 살해되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몇 달간 토벌작전을 벌였다.
또 미얀마군은 지난달 초 라카인주 산악 지대에서 불교도인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ARSA를 배후로 지목하고 수백 명의 군인을 보내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런 차에 ARSA가 지난달 본격적인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다시 경찰초소를 급습하자, 미얀마군은 이 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이후 사망자만 수백명이 발생했고, 국경 이탈 난민은 52만명에 육박한다.
유혈충돌을 피해 국경을 빠져나온 로힝야족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마을에 불을 질러 자신들을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얀마 정부는 ARSA 반란군들이 민간인을 죽이고 방화를 자행했다고 반박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럽연합 등은 로힝야 유혈충돌 및 난민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 지도부를 표적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