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동안 잠잠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다시 한 미국을 강타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은 10월 30일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과 그의 측근인 리처드 게이츠,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풀로스 등 3명을 기소했다. 이들중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가택연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떤 내통도 없다"고 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진정한 위기 국면이 시작됐다"고 했다.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에 적용한 범죄 혐의는 돈세탁과 불법 해외 로비, 거짓 진술 등 12가지다. 핵심인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한 혐의는 빠졌지만 미국 언론들은 "뮬러 특검이 기소한 혐의들을 지레대로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매너포트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외에 법인 계좌를 만든 뒤 약 1800만달러이상을 돈세탁하고 이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이 돈으로 집수리에만 550만달러 옷 사는데 130만달러 카펫 구입에 100만달러를 쓰는 등 호화 생활을 즐겼다. 또 매너포트가 측근인 게이츠와 함께 역외 계좌로 빼돌린 돈은 총 7500만달러에 달하는것으로 조사됐다.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또 지난 2012년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당에 고용돼 미국 의회를 상대로 불법 로비 활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기소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된 직접적 혐의는 없지만 뮬러 특검의 수사가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를 향하고 있다는점은 명확하다. 캠프 외교정책 고문이던 조지 파파도폴로스는 지난해 4월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인사와 만났던 사실에 대해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에게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 발표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과 선거 캠프, 선거 운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무관하다'는 샌더스 대변인의 해명과 달리 백악관은 긴장한 모습이 력력했다. 이날 오후 1시로 잡혔던 브리핑은 1시 15분으로 연기된후 1시 30분이 넘어서야 열렸다. 또 샌더스대변인은 "대통령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지만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침 뮬러 특검과 관련된 TV 뉴스를 보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이 확인되지 않은데다 탄핵에 결정적인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도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이날 "탄핵은 법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