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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춘] 종자돈에 승부를 걸라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11.27일 16:38
요즘 돈 벌려면 투자해야 한다는 상식 쯤은 모두 알고 사는 세상이다.

하지만 정작 어떤 곳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두고 무척 고민하는 것 같다. 천만갈래 놓여있는 투자루트를 파악하기란 상술에 해박해야 되는 일이여서 태반은 우유부단 끝에 집 한채 덜렁 사놓고 그치는 수준에 머문다.

근간 거리에서 우연히 옛 동창생을 만났다. 해외에서 영 돌아온 줄 알고 속으로 무등 기뻐했는데 이틀 후 다시 한국으로 간단다. 원인인즉 벌어온 돈으로 집을 사고 장식까지 마치니 생활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아글타글 벌어서 근근히 시가지에 집 한채 마련하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만족하는 한치보기 삶의 방식이 안타깝고 걱정스러울 뿐이다. 돈은 한곳에 머물지 않고 천원지방의 원리 대로 빙글빙글 돌아갈 때 큰 힘을 과시하는 속성이 있다. 하여 종자돈을 예견성 있게, 명지하게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는 꼭 부자가 될 수 있는 개연성이 약속되여있는 법이다. 돈의 구심력을 읽지 못하고 무작정 팽이처럼 바삐 돌아쳐도 항상 돈에 쪼들리는 타입이라면 기회가 스스로 찾아와 노크해도 깜깜부지로 지나쳐버리기가 일쑤이다.

돈 버는 생각을 꿈나무에 비유하면 한잎두잎 모은 종자돈은 진정 꽃피고 열매를 맺어주는 밑거름에 해당하다. 비상한 각오로 시작하여 천신만고 뒤에 이룬 욕망의 바다에는 태줄같이 련체를 이룬 종자돈의 위력이 룡처럼 뽐내며 꿈틀거린다. 그 때문에 농사군은 열흘 굶어도 종자만 다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이 사업가는 역경속에서도 투자를 위한 밑천을 잘 비축해두는 것을 경제법칙으로 삼고 있다.

얼마전 《길림신문》에 한 조선족 농민이 한국로무 다녀온 후 22만원을 무화과 재배에 투입하여 수입을 톡톡히 올렸다는 기사를 보고 종자돈이 풍기는 매력을 느꼈다.

무엇이든 한번 본때있게 해보려는 배짱이 돋보일뿐더러 종자돈을 쥐고도 이것저것 두려워 갑자르다가 결국 부동산 구입에 발목 묶이는 부류층에 따끔히 일러주는 충고가 될 상 싶다.

자본의 축적도 중요하지만 더 큰 비전을 위해 새 령역에 과감히 투자하는 마인드가 현재 우리한테 어느 만큼한 공간의 넓이를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닭알을 매일 먹고 싶은데 암탉은 이미 잡아먹은 신세라 외국나들이 밖에 찾을 수 없는 가긍한 우리 모습이 언제쯤 바뀌여질가.

멋지게 살려면 목돈을 쥔 첫 스타트부터 잘 떼는 것이 기본이다. 장기나 바둑이 한수에 판가리가 나듯이 한번의 종자돈에 승부를 걸어 이기는 승자의 자부심은 빈자의 컴백을 부른다, 사람은 충족할 때보다 부족할 때 창의적인 발상이 앞선다.

인젠 부동산 거래에 미립이 튼 난부자의 탈을 벗어던지고 값진 정보와 상상력을 능란하게 발휘할 줄 아는 든부자로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길림신문 칼럼리스트 최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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