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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 참사] 9.77t : 336t… "경차가 대형 트럭에 치인 충격"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2.04일 07:24
[낚싯배 참사]

급유선 선장 "낚싯배 가까이 있는 것 알고 있었다"… 사고 때 전방주시 태만 가능성

충돌 충격으로 순식간에 전복… 사망자 13명 중 11명 배 안에

"대부분 기절해 대처 못했을 것"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선창 1호 낚싯배 전복 사고는 사망자 13명, 실종자 2명 등 총 15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항구에서 불과 약 1.85㎞ 지점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해경의 구조선이 사고 발생 3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탑승객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럼에도 2015년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고(15명 사망, 3명 실종) 이후 가장 큰 해상 인명 사고였다. 충돌 당시 발생한 강한 충격과 사고 해역의 강한 물살 등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출항 5분 만에 급유선과 부딪혀 전복

사고 선박인 선창 1호(9.77t급)는 3일 오전 6시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을 출항해 남쪽으로 향했다. 선장 오모(70)씨 등 승무원 2명과 20~60대 낚시꾼 20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출항 전 선박에 올라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지도 모두 확인했다. 해경 측은 "정상적으로 신고한 배로 정원(22명)을 준수해 출항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배는 출발 5분 만에 진두항 남쪽 해상 1.85㎞ 지점에서 336t급 급유선 명진 15호와 부딪혔다. 명진 15호는 오전 4시 30분 인천항을 출발해 평택항으로 가던 중이었다.



낚싯배 선창 1호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15명이 배 안에 갇혔고, 나머지 7명은 바다로 튕겨 나갔다. 서모(37)씨 등 3명은 배 갑판에 있다가 충돌과 함께 바다로 떨어졌다. 이들은 주변에 떠 있던 스티로폼을 잡고 10~15분 정도 표류하다 구조됐다. 서씨는 "일행이 '뒤쪽에서 불빛이 오고 있다'고 했는데, 1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배(급유선) 앞부분이 보이더니 (낚싯배) 왼쪽 뒤편을 들이받았다"며 "놀라서 소리치는 순간 바다로 튕겨 나갔다. '이대로 가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경과 해군은 함정 63척과 항공기 11대를 동원해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였다. 선박 안에 있던 15명 중 3명은 조타실 에어포켓(뒤집힌 배 안에 남은 공기층)에서 1시간38분 정도 버티다 7시 43분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에어포켓에 있던 탑승객 중 한 명과 전화 연결이 돼 한 시간가량 통화하며 구조 상황을 전하며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송모(42)씨는 깨진 창문을 통해 배 밖으로 탈출해 구조됐다. 나머지 11명은 사망했다. 해경은 바다에 빠진 8명 중 6명을 구조했다. 이 중 4명은 생존했으나 2명은 사망했다. 선장 오씨와 승객 이모(57)씨는 실종됐다.

◇9.77t 대(對) 336t

사고 지점에서 제일 가까운 육지(석섬)까지는 400m 정도 된다. 탑승자는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헤엄쳐 나온 사람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기절하는 바람에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 분석한다.



인양된 사고 선박 - 3일 오후 인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역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 선창 1호를 인양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공길영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교수는 "낚싯배 선체에 생긴 구멍으로 추정해 봤을 때 두 선박 모두 시속 30㎞ 안팎 속도로 달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속도로 9.77t짜리 선박이 336t배에 충돌했다면 그 충격은 경차가 10t 이상 대형 트럭에 치인 것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20~30도만 배가 기울어지더라도 선내는 아비규환이 되기 때문에 승객들이 어딘가에 부딪혀 실신했을 수 있다"며 "완전히 전복되는 배 안에선 탑승객이 빠져나오는 것은 천장에 매달린 철봉을 타고 탈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반면 선체가 큰 유조선은 경미한 피해만 있었을 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첨단 선박도 무게가 훨씬 더 많이 나가는 다른 선박에 부딪히면 큰 피해를 입는다. 지난 8월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8600t급 존 매케인 함대는 싱가포르 동쪽 믈라카해협 인근에서 라이베리아 국적의 3만t급 유조선에 충돌했다. 이지스함은 충돌 후 격실 주변이 침수되며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좁은 뱃길에서 부딪혀

사고가 난 지점은 영흥대교 부근이다. 이 바다는 얼핏 넓어 보이지만 육지 주변엔 암초가 있어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은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 협수로를 통과하려다 진행 방향이 겹치면서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영흥도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이제남(61)씨는 "사고 지점은 암초가 있어 뱃길이 구불구불하다. 다니는 곳이 정해져 있어 늘 사고 위험이 있는 곳"이라며 "서로 먼저 가려고 과속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선박에는 접근하는 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낚싯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엔 사고 난 두 선박 모두 다른 배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다. 임긍수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 교수는 "선장 등이 레이더를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거나 졸음으로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낚시 어선 선장은 "최근 낚시 인구가 늘면서 '낚시 명당'을 선점하고 당일치기 일정에 맞추기 위해 과속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선창 1호를 인양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선창 1호의 선체 좌측과 바닥이 찢긴 채 구멍이 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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