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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12.07일 09:32
(흑룡강신문=하얼빈)"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학교 앞 정문에 이르자 학생들이 정겨운 인사말로 나를 반겨 맞아준다. 나는 나를 맞아주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답례를 한다.

  학교에 들어서서 마주치는 동료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교무실에 들어서서 사무상을 마주 앉아 수업준비에 서두른다… 매일이다싶이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나는 항상 페교라는 위기를 감내하며 걸어온 몇년간 항상 마음조이는 나날이였던 까닭에 학교에만 들어서면 학교의 동료들과 학생들을 마주한 잔잔한 감동과 함께 내게 소중한 그 무엇을 누가 당금 앗아가기라도 할 것 같은, 곧 잃기라도 할 것 같은 초조하고 안타까운 심상에 잠겨들며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항상 오늘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고 싶어진다.

  50년대 초기에 세워진 조선족학교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조선족들이 연해도시로, 해외로 진출하면서 학교의 학생수가 급감하여 산하 조선족 소학교들과 중학교가 합병이 된지도 어언 십여년.

  그동안 린근 다섯개 현, 시의 조선족학교들이 페교를 당하는 아픔을 목격해오면서 우리들도 살얼음우를 걷는 위기에 직면하여 악착스레 버티여 왔다고 해야 할가?!

  우리의 민족학교 우리가 살리고 우리들의 언어와 문자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가르치며 우리가 빛내가리라는 하나같은 마음가짐으로 힘합쳐 뛰여온 나날들.

  그동안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가며 린근현의 조선족마을들을 찾아 한족학교로 전학해간 조선족어린이들을 모아오기에 발이 닳도록 뛰여 다닌 녀교장선생님의 애성과 정성은 꽃으로 피여났다.

  가정경제가 어려워 식대마저 대기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자기집 옷가지들을 가져다 입히고 간식거리를 제공해주고 식대를 면제해주는 학교와 여러 선생님들의 애심과 사회 각계의 애심인사들의 후원의 손길들은 하나의 난류가 되여 우리들의 가슴속을 덥혀주었다.

  조선족복장을 차려입고 열심히 준비한 조선족 전통문예 종목을 선보이며 강변광장에서 벌이던 학생모집사업은 사회 각계의 시선을 모아 우리들의 존재를 알리게 하여 개학이 되면 우리를 믿어주고 자녀들을 데리고 우리 학교로 오는 학부모들의 지지는 또 하나의 동력의 힘이 되여 오늘도 우리 말 우리 글이 교정에 랑랑하다.

  다년간 연변의 리천민 교수와 박송원 연구원의 성심은 우리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소반화교수모식이 마침내 우리들의 교수속에서 꽃피고 열매맺었다.

  방학기간 재외동포재단의 혜택으로 차례진 보름간의 교수연수와 여러차례의 조선어문교수연구교류회들은 우리들에게 하나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아주었고 업무학습때마다 머리 맞대고 고안해 내고 교류하는 가운데서 얻어진 방안들은 작은 힘들이 되여 차츰 조선어문교수에 봉착한 난관들을 헤쳐갈 수 있도록 하였다.

  전교 조선어문구연경연에서 순수 우리 말로 된 소품, 교본극 등 10개 종목이나 모아 선보일 수 있었고 할빈시민교부에서 조직한 교본극, 소품경연, 벽신문경연에 학생작품을 추천하여 수상한 자랑도 따안았으며 2016년 '청마컵'글짓기콩클에서도 3등의 영예를 따냈고 몇년간 한국어를 배운 성과로 올 10월에 있는 한국어 능력시험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도 십여명이 된다.

  그렇다! 위기에 직면해서도 신심을 잃지 않고 우리 민족의 얼을 지키고 우리 민족의 말과 글을 가르쳐가고 빛내가야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가령 위기앞에서 비관과 실망이나 포기는 자기 회멸의 길을 자초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항상 오늘이 마지막 날인것처럼 소중히 여기고 걸음을 멈추지 말자.

  아,야,어,여…가,갸,거,겨…

  교정의 종소리와 함께 오늘도 아침 읽기 시간이 시작되자 정다운 우리 말소리가 온 교정에 울려 퍼진다.

  이시각 나는 언제까지나 오늘이 마지막 날인것처럼 우리말 우리 글을 가르칠 수 있는 이 시각을 아끼며 살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져 본다.

  /정국선(통화현조선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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