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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나의 신성하고도 영원한 직업입니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2.12일 11:27
한국서 홀로서기∼나는 이렇게 살았다〕

9년을 하루와 같이 문화봉사를 해온 석복순녀사의 감동 스토리

석복순(맨 앞)강사가 춤을 가르치고 있다

돌이켜보니 내가 2007년 둘째딸을 따라 한국에 올 때 나이가 예순이였으니 10년이 지난 오늘 어언 일흔이라는 고희의 나이로 되였다. 그간 줄곧 소외된 사람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것으로 문화봉사를 해오면서 고생도 많았고 힘든 일도 푸술했지만 즐거움과 행복감에 젖어있은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에 와서 뭘하며 또 어떻게 살아갈가? 당시 한국땅을 밟고 나니 괜히 생각만 착잡했다. 중국에 있을 때 인공관절수술을 한 후로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데다가 원래 과분하게 힘든 일을 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한국에서 고된 일을 하며 산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였다.

한동안 별로 할 일 없이 집에만 붙박혀있으면서 이 궁리 저 궁리 해봤지만 뭘 해야 할지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너무 무미건조했다. 주위에서 돈 번다고 바삐 돌아치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적마다 안타까운 나머지 한숨만 나갔다. 중국에 다시 돌아가려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한국에 딸들이 있고 게다가 중국에서의 사업을 접은 상태에서 되돌아간다는 것도 현실적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씨라는 한 녀성이 누구한테서 소식을 듣고 찾아와 자신이 중국에 있을 때 춤을 좀 췄는데 함께 춤강사를 하면 어떻겠는가고 제안했다. 그 말에 귀가 솔깃했다. 나는 중국에 있을 때 음식점을 경영했는데 아는 사람이 꽤 많았고 사회활동도 비교적 빈번했다. 허나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무언가 부족한 감을 느꼈다. 그리고 음식점만 경영한다는 것도 따분했다. 궁리 끝에 춤이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였다.

우선 서점에 가 무용 관련 책을 사 보고 이전부터 잘 아는 사이였던 전해자선생을 찾아 정식으로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의 인식은 무용은 하나의 교제수단이며 특히는 건강에 리롭다는 것이였다.

민무로부터 사교무까지 배웠는데 재미가 있었다. 한동안 배운 후에는 무도장 출입까지 했는데 시간이 감에 따라 그 수준도 올라가 더욱 많은 사람들과 교제를 하면서 별다른 삶의 보람을 느꼈다. 그러니 나의 우세라면 춤을 알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누구한테 춤을 배워준단 말인가? 그리고 춤을 배워주면 수익이라도 생길가? 최씨 녀성한테 의문을 제기했더니 우선 시작하고 보자는 의견이였다.

그 때부터 나는 누구한테 춤을 배워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였다. 그러던중 나이 지긋해보이는 몇몇 녀성들을 만나게 되였는데 알고 보니 자식들은 모두 일하러 다니고 본인들은 할 일 없이 집에서 멋적게 보낸다고 했다.

이들과 심심풀이도 할겸 운동도 할겸 춤을 배워보려는 의향이 없는가고 물었더니 그게 좋겠다며 쾌히 승낙하는 것이였다.

나는 그 날부터 이전에 배운 춤동작을 바탕으로 춤교수안을 짜기 시작했다. 비록 몇명 안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춤을 전수한다는 게 생각만 해도 벅차고 흥분된 기분이였다.

나는 건강체조, 건강댄스, 건강무용, 중국의 전통춤 양걸을 비롯해 다양하게 준비하였다. 당시에는 돈을 번다거나 무슨 리익을 챙긴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나한테 하는 일이 생겼다는 게 너무나 다행스럽게 생각되였기 때문이다.

나의 진정한 한국생활은 바로 이렇게 시작되였다. 매일 한낮부터 저녁까지 춤동작을 연구하느라 바삐 보냈고 이튿날 아침 6시부터 한시간 반 동안 가까운 공원에서 열심히 춤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3, 4명이 모이던 것이 점점 인원이 늘어나 한달가량 지나서는 수십명이 되였다. 좋은 계절에는 최고 100명 이상도 되였다. 그중에는 암환자도 있고 치매로 고생하는 사람, 장기환자로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이를 보면 최고 81세 되는 로인이 있는가 하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일을 못하는 50대도 있었다. 대부분은 소외된 사람들이였다. 또한 자식들을 모두 시집장가 보내놓고 어느 구식진 곳에서 생활하는, 의지가지없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이들한테서 수고비를 받는다거나 무얼 바란다는 건 모종의 죄로 인식되였다.

몇번인가 춤을 가르치는 도중에 난데없이 경찰이 나타나 활동을 중지하라는 통고를 받을 때도 있었다. 당지 주민으로부터 떠들썩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부득불 제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였다. 이럴 때면 곧 활동장소를 옮겨야 한다. 중국에는 공공장소에서 춤을 추는 사례가 많으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역시 문화가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당지인들이 신고하는 데 대해 리해는 갔다. 지금까지도 우리한테는 고정된 활동장소가 없으며 잠간 아침시간만을 리용해 단체활동을 할 뿐이다.

나는 춤을 배워준외에도 생활쓰레기 처리 상식, 치매방지 등 생활상식 교육도 진행하고 사회뉴스 학습시간도 가진다. 좀 따분할 때면 재미있는 유희를 만들어 즐기기도 한다.

나는 단지 내가 하는 일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다는 데서 보람을 느꼈을 뿐이다. 록음기가 없으면 내 돈으로 사고 때로 어느 행사에 가도 내가 경비를 장만했다. 요즘은 대원들이 달마다 회비 3,000원을 낸다. 이 돈으로 1년에 4차 정도 들놀이를 가기도 한다. 나는 춤을 배우는 사람들을 무어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회장 이(리)용주)의 소속으로 부녀협회를 설립했다. 간혹 두만강예술단(역시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 소속)과 함께 공연도 하면서 더욱 보람을 느낀다.

주위 사람들이 나의 생활비는 어디에서 오는가고 묻는다. 물론 중국에 있을 때 돈은 좀 벌었지만 그 돈으로 한국에서 생활하기란 역부족이다. 자랑하고 싶은 것은 마음이 착한 나의 네 딸이다. 엄마가 하는 일을 리해해줄 뿐만 아니라 꼬박꼬박 생활비를 챙겨준다. 딸들이 하는 말이 엄마의 건강이 자신들에 대한 제일 큰 도움이 된단다. 이처럼 기특한 딸을 둔 내가 너무도 행복하다.

벌써 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때로는 건강이 좋지 않아 지팽이를 짚고 나오면서도 오늘까지 문화봉사를 견지했다는 데서 자호를 느낀다. 거의 10년을 하루와 같이 무료봉사를 해온 나를 두고 주위 사람들이 리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할 때가 있다. 허나 물질적으로 득이 된 건 없지만 나를 포함해 그간 나한테서 춤을 배운 사람들이 건강 하나만은 잘 챙겼으니 이보다 더 큰 득이 또 어디 있겠는가!

봉사는 나의 신성한 직업으로 되였고 나는 오늘 봉사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되였다. 봉사는 나를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모든 소외된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것이기에 이 세상 가장 숭고하고 신성한 직업이라 거듭 웨치고 싶다.

/전춘봉 기자 대필 qcf2000@naver.com

부녀협회 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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