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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사망 한국제천화재] '아내가 사우나에.." 남자의 울부짖음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2.22일 09:52
[제천 화재]

1층서 불나자 유독가스 순식간에 2층으로 올라가

2층은 통유리 구조, 열거나 깰 수도 없어 피해 커져

"매캐한 냄새 나고 사이렌 울려… 2층 사우나 20명 못 빠져나와"

3층 남자 사우나에선 사망자 '0'… 6~7층 헬스장·계단서 9명 사망

옥상 대피 3~4명은 헬기에 구조, 민간 사다리차 기사가 3명 구해

21일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는 삽시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3시 53분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119에 최초로 신고했다는 한 시민은 "주차장 천장에 불이 붙은 걸 보고 신고했는데 불이 2층을 거쳐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고 했다. 가연성 재질로 된 건물 외장재가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센 바람과 건조한 날씨의 영향도 받았다.

이 건물엔 통유리 창문이 다수 있었다. 이 창문은 한 장의 유리로 돼 있어 열 수 없다. 2층으로 유입된 유독가스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지 못한 것이다. 강화유리 재질이라 사람이 깨기도 쉽지 않다. 2층에서 사람들이 지상으로 뛰어내리지 못한 이유다.

아슬아슬 - 21일 오후 불이 나 연기가 자욱한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8층 베란다 난간에 한 남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이 남성은 경사진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가 소방 굴절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아슬아슬 - 21일 오후 불이 나 연기가 자욱한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8층 베란다 난간에 한 남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이 남성은 경사진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가 소방 굴절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연합뉴스

이 건물 2~3층에는 폐쇄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사우나가 있다. 2층은 여성, 3층은 남성 전용이다. 화재 당시 여성 사우나가 있는 2층에는 30여명이 있었다. 이들 상당수가 대피하지 못해 화를 입었다. 이날 2층에서만 시신 20구가 발견됐다. 2층 사우나에 있다가 대피한 시민은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나 바로 뛰어나와 살았다"며 "사이렌이 울렸지만 목욕탕 안에만 20명 넘게 있었는데 못 빠져나왔다"고 했다.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가 2층으로 직접적으로 올라갔고, 통유리 창문으로 이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2층에서 피해가 큰 데 대해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바로 위층이니 대피할 시간이 적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1층이 필로티(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받치는 것) 형식으로 돼 있어 공기가 쉽게 유입돼 불이 더 빨리 번진 것 같다"고 했다.

3층 남자 사우나는 피해가 덜했다. 사망자도 3층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2층에 비해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사우나 이발사가 손님들을 인솔해 1층까지 대피시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남자 사우나에서 이발사로 근무하는 김종수(64)씨는 "갑자기 화재 비상벨이 울렸고, 창밖에는 이미 불길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며 "3층에 있던 손님 10여명과 함께 비상계단으로 1층까지 내려왔다"고 했다. 그는 "순식간에 독한 연기가 3층까지 밀려들어 왔고 미처 옷을 입지도 못한 손님들이 줄지어 뛰쳐나갔다"고 했다.

이 건물에 있던 사람 일부는 매캐한 연기가 퍼지자 건물 옥상으로 뛰어올라갔다. 목격자들은 "옥상에 3~4명 정도가 모여 구조를 기다렸다"고 했다. 출동한 소방 헬기가 옥상으로 접근했지만 연기가 심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옥상에 있던 사람은 전부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건물 주변에는 탈출하지 못한 이용객의 가족과 지인들이 몰려들었다. "안쪽에 가족이 있다" "살려달라"는 외침으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남성은 "올해 수능을 본 손녀가 6층 헬스장에 친구 5명과 갇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으니 어서 구해달라"며 소방대원들을 향해 울부짖었다.

건물 베란다 외벽에 매달려 버티다 구조된 사람들도 있었다. 1시간 가까이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있던 남성도 구조됐다. 또 다른 남성은 난간을 붙잡고 버티다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화재 현장 인근에 있던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도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을 본 이양섭(54)씨는 회사 사다리차를 몰고 현장으로 와 옥상에 접근했다. 이씨는 외벽 청소와 유리 설치 일을 한다. 이씨는 8층 베란다 난간에 대피해 있던 3명을 구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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