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26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국제체스대회인 '살만 국왕배 세계 체스 챔피언십'이 열린다고 현지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사우디에서 국제 규모의 체스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엔 세계 남자부 챔피언인 마그누스 칼센(노르웨이) 등 세계적인 수준의 남녀 체스 기사 400여명이 참가하고 총 상금규모는 200만 달러(약 22억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관심사는 여성 기사의 복장이었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외부에서 활동할 때는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과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여성은 히잡을 쓰지 않아도 용인되는 편이지만 신체를 노출하지 않도록 아바야는 입어야 한다.
여성 선수의 복장과 관련, 세계체스연맹(FIDE)은 "남색 또는 검은색 정장 바지, 높은 옷깃의 하얀색 블라우스를 입어야 하고 아바야나 히잡을 꼭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 복장은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노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란과 대조된다.
이란에선 여성이 아랍식 복식인 아바야는 입지 않아도 되지만, 외국인이라도 히잡은 반드시 써야 한다.
이란 테헤란에서는 올해 2월 세계 여자체스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란 당국은 출전 선수 모두 경기 중 히잡을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FIDE는 일부 여성 기사가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하며 불참을 선언했음에도, 개최를 희망한 곳이 이란뿐이었다면서 이란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사우디 당국은 그러나 이스라엘 기사의 참가는 금지했다.
FIDE는 24일 "지난달부터 이스라엘 기사 7명이 사우디 입국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패권 경쟁국 이란에 맞서기 위해 아랍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내밀하게 '공동전선'을 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 측에서는 사우디에 대이란 공동전선에 협조하자며 공개적으로 수차례 제안, 사우디를 난처한 지점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6일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 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밀약설을 강하게 부인했다.외신
올해 2월 이란에서 열린 세계 여자체스선수권대회[EPA=연합뉴스자료사진]
올해 2월 이란에서 열린 세계 여자체스선수권대회.\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