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쌍 임대료가 연간 10억원 ‘쏠쏠’
우방 증표… ‘외교카드’ 적극 활용
경제적·외교적 가치에 번식 몰두
일본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지난 19일부터 일반에 공개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생후 6개월 된 아기 판다 ‘샹샹’(사진)은 일본 태생이지만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부모인 ‘리리’와 ‘싱싱’이 2011년 중국에서 10년 기한으로 빌려준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인들이 귀엽다고 열광하는 샹샹도 “아기는 생후 24개월에 반환한다”는 규정에 따라 2019년이면 중국으로 떠나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판다로 적잖은 돈도 벌고 외교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일본이 샹샹의 부모를 빌린 대가(임차료)로 중국에 지불하는 액수는 연간 100만 달러(10억6800만원)에 달한다. 중국은 세계 각국에 판다를 기증해오다 판다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1984년부터 임대로 전환했다.
단순히 경제적 이득 때문에 판다를 임대하는 것은 아니다. 빌려준 나라에 중국이 우호적이고 상냥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로 중국에 잘 보이고 싶은 나라들은 판다를 우방의 증표로 여겨 빌리기 원하고 있다. 올해에만 네덜란드, 독일, 인도네시아가 판다를 빌렸고 덴마크와 핀란드가 대기 중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7월 대여받은 판다를 “아주 훌륭한 외교관 2마리”라고 불렀다. 지난 6월 우에노 동물원에서 샹샹이 태어났을 때는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이 “판다는 중국과 다른 나라 간 친선대사”라며 “판다로 중·일 양국 국민의 유대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빌려준 판다를 볼모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적도 있다. 2012년 오스트리아 총리가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자 화가 난 중국은 빈의 쉔부른 동물원에 있는 판다를 회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판다의 상업적·외교적 가치 때문에 야생 판다보다는 사육 판다 늘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사육 판다는 보통 야생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동물원에서 사육 판다가 번식하는 게 과연 기쁘기만 한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출처: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