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한중 6자회담 수석 대표 협의를 갖기 전 인사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반도 긴장 완화와 국면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는 공감대를 표출했다. 남북 접촉을 앞두고 주요국들이 잇따라 한국 당국과 협의를 서두르는 양상이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방한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외교부는 “양 측이 북한의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 참가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중 협의가 이뤄진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한 북핵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한 양국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쿵 대표는 “남북 대화 및 관계 개선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남북 당국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중은 또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기로 했다.
앞서 4일 밤에는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는 등 주요국들이 잇따라 한국 당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남북 접촉 전 ‘국제사회 대 북한’ 구도를 공고히 해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국 역할론이 힘을 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각국의 복잡한 이해 구도가 얽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장외에서는 한·중 간에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쿵 대표는 이 본부장과 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이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의 '쌍잠정'(雙暫停·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의 중국식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의 쌍중단 제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4일 정례브리핑)는 한국의 일관된 입장과 배치된다. 연합훈련은 한·미의 합법적이고 정례적인 방어 조치로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도발과는 등가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의 공식 입장이다.
한·미 정상 통화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협의에 이어 다음주 서울에서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도 열린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8일 방한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측은 북한 신년사 발표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목표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