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관광업계를 쥐락펴락하는 ‘큰 손’으로 부상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가 운전 여행객들이 늘고, 시골 민박 등 독특한 체험을 중시하는 관광이 인기를 모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일보 22일자는 15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국내 관광객들을 분석한 결과 섬과 스키장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민속 체험, 웰빙 투어 등 테마 여행이 각광받았다고 분석했다. 이강과 소수민족 마을 세외도원(世外桃源) 등으로 유명한 구이린(桂林)은 춘제 기간 중 관광객이 30% 증가했다.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 遼寧)성 등의 빙설축제와 스키리조트 등이 각광을 받았다. 톈진 빈하이신구에 있는 도서관도 연휴 기간 중 일일 평균 방문자 수가 1만2000명에 달했고, 후난성 박물관은 일일 평균 관람객 수가 1만5000명을 넘었다.
특히 자가 운전 여행객들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향후 주차 시설 여부가 관광지 내 숙박, 음식점 선택의 핵심 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호텔 대신 현지 주택, 풍습 등 문화를 체험하기 용이한 농촌 민박을 선택하는 유커들도 많아지고 있다.
국가여유국은 올해 춘제 연휴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국내 여행객은 3억860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1% 증가했고, 관광 수입도 4750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6%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역 별로는 광둥, 쓰촨, 후난, 장쑤, 허난, 안후이, 산둥, 광시, 후베이, 저장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특별한 체험을 중시하는 유커들의 취향은 해외 여행에도 반영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2일자는 러시아의 ‘붉은 관광’(Red tourism) 상품이 중국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긴 겨울, 추위 때문에 관광지로서의 한계가 있지만 중국 맞춤형 관광지와 와 저렴한 명품 가격 등을 내세워 모스크바, 상트페테부크 등이 중국 유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블라디미르 레닌의 시신이 있는 붉은 광장은 마오쩌둥 주석 기념관이 있는 톈안먼 광장과 유사하다. 레닌의 시신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지만 공산혁명이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의 운명도 바꿔 놓았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러시아 관광 당국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 신설, 확대 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30만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러시아를 방문해 3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