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학/도서
  • 작게
  • 원본
  • 크게

연 날리며 놀아도 처벌… 법으로 찍어누른 日

[기타] | 발행시간: 2018.02.27일 03:27
[서울신문]

일제가 근대 사법제도를 동원해 의병 활동과 3·1운동에 참여한 조선인을 대거 탄압했던 기록이 공개됐다. 이들은 자국민이 아닌 조선인에게만 태형을 가하는 등 우리 민족에 모욕을 주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3·1 운동 99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근대 사법제도와 일제강점기 형사재판’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책은 1876년 조선이 개항한 뒤 근대적 사법 제도 도입과 변화상을 소개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근대적 재판 절차와 의병항쟁·독립운동 관련 판결문의 역사적 의미를 살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선은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재판소를 세우고 심급(한 사건을 여러 차례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을 제도화하는 등 근대적 민·형사 소송 절차를 마련했다.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제 통감부는 조선 사법제도에 대한 간섭을 노골화했다. 재판 담당자로 일본인을 대거 임명했고 통감부 활동에 방해가 되는 의병을 폭도로 간주해 탄압했다. 1910년 강제병합 뒤 조선총독부는 조선인의 독립 투쟁을 저지하고 차별 정책을 공고화하고자 사법 제도를 활용했다. 조선총독부는 1912년 ‘경찰범처벌규칙’을 만들어 항일 투쟁을 조직화하려는 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었다. 함부로 대중을 모아 관공서에 진정하거나 불온한 문서와 도서, 시가 등을 게시·반포·낭독하는 자를 엄벌했다. 특이한 점은 전선 근처에서 연을 날리거나 돌싸움용 돌멩이, 공기총, 활 등을 갖고 놀기만 해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일제 식민 지배 질서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될 만한 모든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같은 해 일제는 ‘조선 태형령’을 내려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에 대해 태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3개월 이하 징역 또는 구류에 처하는 자에게 태형으로 처벌을 갈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정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조선인에게 모욕을 주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제는 1919년 3·1운동이 퍼지자 형법(소요죄·방화죄)과 보안법, 출판법 등을 적용해 조선인을 재판했다. 1919년에는 ‘정치에 관한 범죄 처벌의 건’을 제정해 2년이던 형량을 10년까지 늘리기도 했다.

발간 책자는 한국공공도서관 및 관련 학회 등에 배포되며 국가기록원 누리집( www.archives.go.kr )에서도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신문(www.seoul.co.kr)

#태형 (笞刑)이란: <역사> 오형 가운데 죄인의 볼기를 작은 형장으로 치던 형벌.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3%
10대 0%
20대 0%
30대 17%
40대 50%
50대 17%
60대 0%
70대 0%
여성 17%
10대 0%
20대 0%
30대 17%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습근평 총서기는 새 라운드 과학기술혁명과 산업변혁에 직면해 혁신강도를 높이고 신흥산업을 육성하며 미래산업을 앞당겨 포진시키고 현대화 산업체계를 완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분기 규모 이상 첨단기술 제조업의 증가치가 동기 대비 7.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손 떨리고 눈물나" 강지영, 경찰서 민원 목격담 갑론을박... 무슨 일?

"손 떨리고 눈물나" 강지영, 경찰서 민원 목격담 갑론을박... 무슨 일?

걸그룹 카라 출신 강지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무원의 불친절을 목격했다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 강지영이 쏘아올린 해당 글은 곧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그녀는 자신의 SNS에 "소소한 저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진과 그 일상 속에서

“아이들의 변화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의 변화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연변 고아∙곤난아동 애심협회 설립… 고아∙곤난아동들 위한 사랑 릴레이 이어간다 연변 고아∙곤난아동 애심협회 설립식 한장면(오른쪽 두번째가 강위란 회장)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보단 사랑과 동반이지요.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음식도 만들어

우리나라 채굴 가능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  모두 증가

우리나라 채굴 가능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 모두 증가

개남평유전에서 작업 중인 ‘심란탐색'호 시추 플래트홈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술적으로 채굴 가능한 우리나라의 석유 매장량과 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38.5억톤, 66834.7억립방메터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0%, 1.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연자원공보와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