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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힘들어’손주에게 안해 빼앗긴 할아버지들

[연변일보] | 발행시간: 2018.07.03일 17:02

손주 보러 간 안해, '독거 할아버지'들 생활, 식사 등 어려움 많아 고독함 때문에 우울증 걸릴 수도 있어 요주의

연길시 모 기업에 근무하는 김상련(55세)은 토끼 같은 손녀에게 안해를 ‘빼앗기’면서 처음으로 안해와 떨어져 ‘독거’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대련에 거주하는 딸이 2년 전에 출산하자 집사람은 손녀 돌보러 딸 집에 가 있다. 나도 손녀가 보고 싶고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지만 출근 때문에 갈 수가 없다.”는 김상련은 홀로 지낸 지 2년도 더 되였지만 아직도 적응중이라고 한다.

김상련은 “여직 집사람이 차려준 음식에 습관된 지라 혼자 때시걱을 해 먹자니 맛도 없고 귀찮아서 대충 때우거나 밖에서 먹기 일쑤이다.”며 안해와 떨어져 홀로 지내다보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제일 불편하고 어려운 건 아무래도 식사문제라고 토로했다.

박녀사(52세)네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오래동안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돈 벌고 생활해온 박녀사는 올해초 손자가 태여나면서 연길로 돌아왔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고 또 첫 손주이고 하니 아기 봐주러 오긴 왔는데 홀로 한국에 남아있는 남편이 시름 놓이지 않는다.”는 박녀사는 “처음에는 남편도 같이 연길로 왔었는데 우리 둘 다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남편은 아직 일할 수 있을 때 좀 더 번다고 한달 있다 다시 한국으로 갔다. 혼자 일하면서 식사는 제대로 챙기는지 모르겠다.”며 남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지난 6월 28일, 기자가 만난 리녀사(56세)도 손녀를 봐주기 위하여 장춘에 있는 딸 집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다 며칠 전 집에 혼자 있는 남편이 걱정스러워 딸과 손녀를 모두 데리고 연길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리녀사는 “혼자 집에 있는 남편이 식사도 거르고 외로운지 맨날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신다. 남편이 걱정스러워 딸과 외손녀를 다 연길로 데려왔는데 이제 딸이 출근하면 다시 장춘으로 가야 한다. 남편은 아직도 3년이 넘어야 퇴직하니 참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맞벌이하는 자녀를 대신해 조부모들이 손주들을 돌보는 황혼육아가 더이상 생소하지 않는 요즘, 황혼육아 때문에 손주들에게 안해를 ‘빼앗기고’ 외토리 생활하는 ‘할아버지’들이 늘고 있다.

안해의 내조로 집안일이라는 걸 잘 모르고 안일하게 지내왔던 ‘할아버지’들이 예고없는 갑작스레 닥쳐온 ‘독거’생활은 록록치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일상생활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심각하면 우울증까지 걸릴 수 있어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실제로 장기적으로 혼자 식사하는 독거남성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남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약 2.7배 높다는 일본의 연구 결과도 있다.

북경대학 국가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2015년 중국 건강 및 양로 추적조사 항목 연구 보고’에 따르면 성별로부터 볼 때 녀성은 가정에서 보살핌의 주체이고 56%의 녀성은 가족을 돌보고 있으며 50세부터 54세 사이의 녀성들이 가족을 보살피는 부담이 가장 크다고 한다. 이 나이대 남성은 대부분 아직 퇴직 전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로동보험조례>에 따르면 특수정황을 제외하고 남성 간부 및 로동자는 60세, 녀성간부는 55세, 녀성로동자는 50세에 퇴직한다고 규정되여있다. 남성이 아직 퇴직하기 전에 자녀가 아이를 낳게 될 경우 안해가 손주를 돌보는 ‘임무’를 떠맡게 되면 따라서 아직 출근하는 남성들은 자연스레 ‘외토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비춰 나 홀로 집에 남아 출근하는 ‘할아버지’들이 안해 따라 갈 수 있도록 퇴직년령을 일정한 년령구간으로 정하고 로동자의 수요에 따라 자주적으로 퇴직년령을 선택할 수 있는 탄력퇴직(弹性退休)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추춘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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