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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속의 지우개, 알츠하이머

[연변일보] | 발행시간: 2018.07.24일 16:09

아우구스테 데터(1850~1906년)는 40세 때부터 혼돈상태를 경험하고 잠을 자지 못하며 한밤중에 소리를 지르는 증상이 생겼다. 동시에 뿌리 깊은 부정망상으로 남편을 의심했다. 그녀는 집에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했고 주위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졌으며 피살당되지 않으려고 방구석에 숨어있었다. 남편은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고 거기서 만난 의사가 바로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였다.

알츠하이머는 그녀의 병세를 자세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병세는 점점 악화됐고 결국 사망했다. 만일 그녀의 담당의사가 평범한 정신과 의사였다면 수많은 중증 환자중 한명으로 끝났을 테지만 알츠하이머는 달랐다. 그는 1864년 독일의 바바리아주에서 태여났고 1886년 뷔르츠부르크대학 의대를 졸업했다. 알츠하이머는 뇌 매독환자의 두뇌 조직병리를 연구하면서 정신질환의 원인을 조직학적 방법론으로 찾아내고저 했다. 그는 사망한 뇌 매독 환자의 뇌를 해부하여 조직을 얇게 잘라 슬라이드에 놓고 조직검사를 마친 뒤 슬라이드들을 정리해두는 무미건조한 일을 15년 동안이나 계속했다. 그러던중 데터의 사망 후 그녀의 조직에서 뚜렷한 병리현상을 발견했다.

평소 대로 그녀의 두개골을 열었는데 육안으로 봐도 나이에 비해 뇌가 눈에 띄게 수축되여있었다. 그리고 조직검사를 해보니 신경섬유가 흐트러져있고 처음 보는 이상단백질 덩어리인 플라크를 발견했다.

1906년 11월 3일 아우구스테 데터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첫번째 환자로서 <조기>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1910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유명한 정신병리학자 에밀 크레펠린은 처음 발견한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따서 그의 정신과 교과서 8판에 ‘알츠하이머 치매’라 명명했다.

치매는 기억력을 비롯해 언어 능력, 시지각 및 시공간 구성 능력, 관리 기능 등의 인지 기능이 년령이나 교육 수준에 비해 저하되고 이로 인해 대인 관계와 직업 기능 및 일상생활 기능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복합적인 림상 증후군을 통칭한다.치매에는 알츠하이머 치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혈관성 치매, 두뇌손상성 치매,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 피크병에 의한 치매 등 11가지 종류가 있지만 가장 흔한 치매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이다. 이후 치매라는 것이 공공보건 령역에서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환자가 사망한 이후 부검해야만 특징적 병리조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특징적 림상양상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진단만 하는 것은 치매에서 사형선고에 지나지 않는다. 로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로 진단되는 환자들이 늘어났고 이들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야 할 절박감도 커졌다. 다른 정신질환 치료제와 달리 치매와 같은 인지 기능 개선제는 1980년대 중반인 1986년이 되여서야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인 타크린이 림상시험단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검증되여 시판된 약은 대부분 아세틸콜린과 관련한 약으로 주로 몸에서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가 작용하는 것을 억제하여 시냅스내에 아세틸콜린이 오래 남도록 하는 것이다.

1993년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유전적 위험인자인 APOE-e4가 염색체 19번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같은 해에 처음으로 타크린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1999년에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백신 실험에 성공했다. 이 주사를 맞으면 베타 아밀로이드를 덜 생성하고 로인성 반과 같은 치매의 병리적 뇌변성을 막을 수 있었다.

치매가 대중적 관심을 받고 공공보건의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된 것은 사실상 의학의 발달과 전반적 보건위생의 발전, 문명화로 인한 인류의 평균수명의 비약적 증가와 직접적 련관이 있다. 진화론적으로 보면 치매 유전자가 발현하기 전 사고나 감염 등으로 중장년기에 죽는 이들이 많았기에 치매 유전자는 수백만년 동안 우리 몸안에 존재해있었다. 인간의 생존에 부적합한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생존경쟁과 진화론적 선택 과정에서 도태된 개체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이 치매 유전자는 매우 치명적인 뇌변성을 가져오는 정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발현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조용히 우리 몸안에 내재해있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이후 우리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로인 인구의 증가는 적은 확률이지만 치매와 관련한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서 치매라는 병을 만들어낸 것이였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2010년, 미국에서는 20세기 초반 주요 사망원인이던 감염질환은 순위권 밖으로 벗어난 데 비해 치매가 6번째 사망원인으로 약진하였다.

알츠하이머가 처음 치매환자를 찾아내고 진단할 때만 해도 이 병이 주요한 상위권 질환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겨우 백년 사이에 평균수명이 두배가 되였고 인구의 10% 가까이가 60세 이상인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살아가는 동안 치매를 만날 가능성이 확연히 늘어나버린 극적인 환경의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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