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살고 있는 아빠트에는 아침 출근시간마다 어김없이 마주치는 동네 소녀가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향하는 5살 되는 한족
어린이인데 아빠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할머니, 안녕하십니까.”
‘90도로 인사하는 명랑소녀’로 이미 동네에서 유명세를 탄 이 소녀와 마주치는 이웃들은 누구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너 참
착하고 례절이 밝구나.”하고 사람들이 칭찬하면 “선생님이 어른들을 보면 큰소리로 인사하라고 했어요.”라고 친절한 설명까지 해준다. 이뻐할 수밖에
없는 이 소녀가 다니는 연길시향양유치원을 기자가 찾았다.
뭐든지 빨리 접수하고 배우는 유아시기에 가장 중요한 례의를 가르치는게 교원으로서의 첫 과제라고 생각한다는 소녀의 담임인 장선생님은 “례의
바른 조선족식의 인사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전, 업무 때문에 연길시 모 조선족소학교를 찾았는데 복도에 들어서서 사무실까지 가는 동안 마주친 여러명의 소학생들로부터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받았던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에 기자도 “네 안녕하세요.”라고 존경어로 답할 정도로
좁은 복도를 걷는 짧은 몇십초 동안 어린 학생들에게서 받은 감동은 진하고 강했다. 선생님도 아닌데 모든 학생들에게서 인사를 받았다는 기자의 말에
한 교원은 “학교에서 마주치는 모든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에게 례의 바른 언어와 행동을 어린시절부터 몸에 배이도록 가르치는 건 사뭇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의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지닌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유치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어른들이 공동으로 느껴야 할 책임이 바로 례절교육이
아닐가 생각한다. 리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