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빈시 쇼팽피아노학교 박일화 교장
(흑룡강신문=하얼빈) 채복숙 리수봉 기자=“폴란드 류학경력이 저에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피아노학교를 꾸리면서 국외에서 공부하며 느낀대로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학생들을 키우려고 생각합니다.” 아직 봄샘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3월 초, 할빈시 도리구 강안로(康安路)의 쇼팽피아노학교에서 만난 박일화(37) 교장은 이같이 입을 뗐다.
쇼팽의 팬이라는 박교장은 천진음악대학, 폴란드 크라코프음악대학,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국제음악대학을 졸업한 수재이다.
박일화 교장이 음악에 완전 도취돼 피아노를 치고 있다. /본사기자
천진음악대학 졸업후, 쇼팽의 음악을 사랑했던 그녀는 쇼팽의 발자취를 좇기로 결정, 쇼팽의 조국인 폴란드로 향했다. 거기에서 그녀는 쇼팽의 심장이 모셔져 있는 쇼팽박물관, 쇼팽묘비 등을 찾으며 경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제가 천진음대를 다니며 4년동안 아주 전업적인 피아노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진정으로 음악에 반해버린 건 폴란드에 가서부터였습니다”
현지 사람들 속에서 음악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여있었고, 사람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음악이 주는 미묘함과 아름다움을 누리고 있었다. 교사들은 친절했고 온갖 열정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특히 중국 음악교육이 기술적인 것을 중시했다면 폴란드의 음악교육은 정신적 차원의 것을 중시했다. 작곡가와 그가 처한 시대배경, 음악이 나타내려는 테마, 심지어 매 하나하나의 악구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세밀하게 가르쳤다. 그녀는 음악의 바다에 아예 풍덩 빠져버렸다.
이 시절 그녀는 이탈리아 국제피아노콩쿠르에 참가해 ‘젊은 피아니스트’ 호칭을 따냈는가 하면 일류 음악가가 지도하는 마스터 클래스(大师班)에도 참가하기도 했다.
류학생활 결속 후 연주가의 길을 가냐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을 하냐 고민하던 그녀는 그래도 적성에 맞게 음악교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주가의 길을 가자면 바깥 세상과는 담을 쌓고 전업에만 몰두해야 합니다. 그게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류학생활을 끝냈을 무렵 중국은 한창 가파로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귀국해 피아노학교를 꾸리게 되였습니다”
2011년 피아노학교를 꾸리기 시작해서부터 어언 여러해가 지났다. 그동안 그녀에게서 피아노 레슨을 받던 꼬맹이가 이제는 음대에 입학하기도 했지만, 애초 학생들 중에는 중국식 음악교육으로 음악에 대한 리해가 부족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의사대로 기계적인 레슨을 받는 애들이 많았다. 그녀는 우선 학생들에 대한 청각 훈련부터 시작해 애들이 음악에 귀가 트이고, 음악을 사랑하게 만들었으며, 기교 훈련 외에도 음악에 대해 리해할 수 있도록 많은 정력을 몰부었다. 그뿐만 아니라 애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여러가지 음악회를 조직했다. 수익성 음악회가 아니지만 무대경험이 애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고 있는 그녀이기 때문이다.
“상장이 너무 많아서 다 걸지 못했습니다” 할빈시 쇼팽피아노학교 박일화 교장은 웃으며 이같이 자랑했다. /본사기자
그녀의 학생들이 상해국제피아노콩쿠르, 독일 하노버피아노콩쿠르 흑룡강지역 선발경기 등에서 좋은 성적을 따내면서 그녀와 그녀의 학교도 여러번이나 우수교사상, 우수교수상을 받게 되였다. 그리고 국외의 농후한 음악분위기를 높게 보는 그녀는 학생들을 폴란드나 이탈리아로 수송하기도 했다.
또한 그녀는 음악교사의 길을 선택했지만, 연주가로서 대중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종합적인 개인 연주회를 개최하겠다는 꿈은 여전히 퇴색하지 않았으며 언젠가는 해낼 것이라고 말한다. 그외에도 박 교장은 할빈이 음악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국내외 일류 음악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에도 선뜻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