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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생님29]학부형들은 이런 선생님을 선호한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8.20일 11:28
딸애가 아장아장 작은 발걸음으로 소학교에 입학하여서부터 벌써 5년, 5년사이에 바람처럼 딸애의 신변을 스쳐 지나간 담임선생님도 벌써 5명이다.

1학년 한 학기가 채 끝나기도전에 담임을 련속 두번 바꾸더니 4학년상학기엔 아예 딸애네 반급이 통채로 없어진다는것이다. 적합한 교원을 물색하지 못한데다가 날로 줄어드는 학생래원이 그 중요한 원인이라는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새로 편성된 반의 담임이 남자선생님으로 바뀌여지자 고집이 강한 딸애는 아예 학교를 포기하겠다는것이다. 어린 나이에도 요지경처럼 변해가는 담임선생님들의 모습에 불만도 많더니 호랑이처럼 위세만 부리는 선생님이 무섭다면서 매일 학교에 등교할때면 조그마한 입으로 불만을 폭포처럼 내뿜는것이였다.

불면 날세라 쥐면 부서질라 하면서 고이고이 곱게 키우고있는 늦둥이딸애인지라 1학년때부터 담임선생님들한테 등한하지 않았던 나는 남자교원한테도 례외가 아니였다. 남자교원의 가르침이 혹여 연약한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들한테는 강인함을 키워주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다. 허나 선생님의 말씀을 빈다면 강철같이 단단한 딸애게게는 그런 용맹이 먹혀들지 않았다.

강산은 변해도 사람의 본심은 변하지 않는 법이라고 내가 아무리 친절을 구걸해도 남자교원의 용맹한 본성을 어찌 서뿔리 개변시킬수 있으랴! 다행히 4학년여름방학전의 학부형회의에서 엄숙한 남자담임선생님이 교단에 올라서 《다음 학기부터 학교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반주임선생님은 지금 가르치고있는 한어교원으로 바뀌여지겠습니다.》라는 중대한 결정을 선포하는것이였다. 눈앞에 커다란 산처럼 마주하고있는 선생님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나오는 커다란 안도의 한숨을 감출수는 없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애들이 소하룡기지로 이틀 견학을 떠난다는것이다. 태여나서 여직껏 한번도 엄마를 떠난적이 없었던 딸애였지만 기어코 가겠다고 야단치는 바람에 울며겨자먹기로 보낼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십년맞잡이로 지루한 한낮을 보내고 겨우 초저녁이 되자 딸애가 전화에서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치는것이였다.

《엄마, 오늘 우리의 새 반주임선생님께서 오후에 오셔서 우리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선생님은 우리들을 데리고 유희도 놀고 기지에 나가 견학도 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요. 꼭 마치 잃었던 엄마 찾은 기분이얘요.》

반학기가 지난 학부형회의에서 담임선생님은 소하룡에서의 애들과의 해후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아직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지 않고 또 애들이 자원적으로 참가하는 활동이여서 저는 애들이 소하룡으로 내려간것도 몰랐어요. 실은 우리 반급은 4학년에서 제일 문제거리반이고 저도 경추염이 심한터라 반주임만은 안 맡으려고 작심했었는데 학교령도에서 너무 강권하기에 억지로 맡은것이였어요. 그날 울반 애들만이 반주임도 없이 소하룡으로 갔다는 말을 듣고 오후차로 급히 떠났어요. 제가 도착하니 다른 반 애들은 모두 담임선생님과 함께 웃고 떠들며 즐겁게 놀고있었는데 울반 애들만은 다른 애들 숙소에 끼여서 꿔다놓은 보리자루마냥 생기를 잃고있었어요. 저를 만난 애들이 어미닭을 쫓는 병아리처럼 우르르 모여서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저한테 덮치는데 애들한테 깔리운 저는 비물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수 없었어요. 그 순간 저는 결심했어요. 내가 꼭 이 불쌍한 애들을 맡아서 그 어느 반급보다 못하지 않는 훌륭한 반급으로 이끌어가리라고.》

담임선생님은 정녕 자신의 결심대로 모든것을 하나하나 참답게 실행해나갔다. 아침마다 학교가기 싫다고 떼질쓰던 딸애는 아침 등교시간만 짝자궁을 치면서 즐겁게 집문밖으로 뛰여나간다. 저녁에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우리 반주임선생님이 여차여차하게 좋다면서 참새처럼 재잘거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말하기 좋아하는 딸애는 이전부터 과당시간에도 주책없이 재잘거려 선생님들의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허나 담임선생님은 딸애의 활발하고 대담한 개성을 살려 과당시간에 애한테 주동적으로 발언하게 하는것으로 주의력을 끌면서 애의 몇년동안 고치기 어렵던 단점들을 마무리시켜버렸다. 이전에도 애의 학교에서의 정황을 료해하려고 담임들한테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번마다 애의 어떠어떠한 점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서 학부형들이 많이 협조해달라는 부탁들이였었다. 이런 전화들을 받으면 나의 기분은 급기야 구름에 짓눌린 푸르뎅뎅한 하늘의 모양으로 변해버려 딸애하고 한바탕 야단을 쳐야 했다.

허나 새로운 담임선생님과의 통화는 참으로 즐거운 일이였다.

《혜정은 참으로 우수한 학생입니다. 대담하고 활발하고 열정도 높아서 과당시간의 분위기를 한결 업그레이드하는테 참으로 큰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이런 칭찬을 듣고나면 기분 즐거워하지 않을 학부형이 어디 있으랴! 다른 학부형들에게 물어봤더니 새 담임선생님은 언제 한번 애들의 결점을 꼬집어줄때가 없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것이였다. 훌륭한 담임선생님을 만나 애들이 얼마나 기를 펴고 사는지 모르겠다면서 학부형들끼리 서로 만나기만 하면 선생님에 대한 칭찬으로 열을 올리군 하였다.

애의 왼고집으로 하여 나는 집에서 딸애와 얼마나 폭풍대전을 벌리는지 모른다. 한번 타이르면 열번 말대꾸질하는 애때문에 가슴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을 식히지 못할때가 많다. 나중에 매를 들어도 잘 먹혀들지 않는 애이지만 내가 최후의 수단으로 선생님한테 전화를 걸겠다고 하면 애는 단번에 숙어든다. 내 딸애와 같은 숱한 철부지들을 몇십명 거느리고 매일 고군분투하는 선생님의 위력과 고명한 수단에 스스로 경탄할때가 결코 한두번이 아니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우에도 꽃이 핀다고 이런 꼴찌반급이 5학년상학기 기말시험에서는 평균성적이 단연 학년의 2등을 했다.

이제 애도 곧 래년이면 소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부지런히 중학교과정의 기초를 다져야하고 세계관도 몸과 마음도 새롭게 철들기 시작하는 관건적인 이 시기, 애가 이런 훌륭한 담임선생님을 만나 달콤한 감로수를 맞으며 이쁘게 씩씩하게 자라날수 있다고 생각하니 학부형이 된 나의 마음은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연길시연신소학교 6학년 5학급 담임 손선희선생님이 베풀어주는 따뜻한 사랑의 품속에서 귀여운 철모르기 애들이 억센 날개를 키워 앞으로 아아한 창공을 날아옐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 장송심(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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