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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공동체 해체와 재구성으로 본 중국조선족의 정체성/최해선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0:36
최해선(현재 관서학원 사회학 박사 전공)


개혁개방 이래에 시장경제의 물결과 세계의 글로벌화는 중국조선족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량적인 인구유동 현상과 조선족커뮤니티의 변화가 나타나고 나아가서 정체성의 혼란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근대화, 도시화, 산업화는 농촌인구의 도시진출, 해외진출을 촉진시켰으며 인구유동이 날로 격화되고 이에 따라서 중국조선족사회의 주류였던 기존의 농촌커뮤니티가 해체되기 시작함으로서 중국조선족의 커뮤니티는 형성—분산—재구성의 과정을 겪게 된다.

우선 먼저 중국조선족의 커뮤니티의 형성 과정을 보면 150년전의 이주역사로부터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초기에 시작된 이주는 주로 농경이주였다. 맨손으로 동북지역의 황무지를 옥토로 개간했으며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수전개간은 많은 조선인들로 하여금 물곬이 있는 곳에서 자연적으로 집거생활을 하게 하였으며 조선인촌락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다른 나라의 해외동포들과 비교해보면 중국조선족은 완벽한 우리 말을 구사하며 조선말을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전 인구의 80%나 차지한다고 한다. 즉 중국조선족들이 비교적 민족적 특색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19세기 말엽으로 줄곧 이어지는 민족교육의 영향뿐만 아니라 '조선족마을'이라는 조선족커뮤니티의 역할이기도 하다.

조선족마을의 특징이라면 마을의 구성원전원이 조선족인 경우가 많으며 타민족과 혼합하여 생활하는 케이스가 드문 비교적 폐쇄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환경은 조선족들로 하여금 민족의 전통이나 우리말을 비교적 완벽하게 보전할 수 있었으며 뚜렷한 민족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근 20년래에 시장경제의 충격과 세계화는 이러한 여러가지 기능을 발휘했던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해체를 가속화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서로간의 연대성과 동질성을 매일 생활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공간을 붕괴시켰고 많은 조선족들로 하여금 기존의 집거생활 형태로부터 한차례의 분산을 경험하게 하였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해체는 곧 바로 새로운 커뮤니티의 재구성을 초래하고 있다. 즉 도시속으로 이동한 조선족들은 서로 상부상조하며 자연히 조선족들이 모인 곳에 모여들게 되고 심지어는 타운까지 형성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중국의 대도시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외국에서까지 형성되고 있다. 즉 한국 서울에서는 구로, 대림 등 지역에서는 조선족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 동경지역에서도 조선족음식점들이 우후죽순 일떠서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큰 분산을 경험하고 그 분산으로 인하여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다시 통합을 이루는 것으로 된다.

그 외에도 조선족사회는 인터넷이란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버츄얼커뮤니티(가상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통하여 서로의 연대성을 넓혀가며 나아가서 민족문화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근년래에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중국조선족 사회에서는 여러개의 큰 조선족 사이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여 대도시에서의 모임, 해외에서의 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조선족 최대의 인터넷커뮤니티인 모이자 사이트에서는 전문 모임 게시판도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모임은 폐쇄적인 공간에서만 생활해 오고, 혹은 지역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지난날 보다 지리적 공간을 초월해서 한자리에 모이게 하였으며 서로의 교류와 이해를 촉진하였다. 또한 인터넷을 통하여 중국조선족의 현황을 신속히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소식도 신속히 접할 수 있으며 빈번한 정보교류 속에서 민족의 유산, 기억들을 공유할 수 있게금 하였다.

현존의 커뮤니티들은 비교적 다양하고 다문화적이며 많은 융합들 속에서 존재한다. 즉 우리의 것만 고집하던 것으로부터 세계발전추세에 보조를 맞춰서 다문화공존의 시대로 들어서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으로 된다.

이렇듯이 중국조선족사회는 기존의 농촌커뮤니티로부터 도시의 타운, 버츄얼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새롭게 구축되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 중에서 중국조선족들은 한차례 아이덴티티혼란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이란 것은 우선 우리가 누구이며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며 자신이 누구이고 어느 집단에 속해야 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싶어한다. 가령 이러한 것들이 불명확하면 심리적으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생활해 나감에 있어서 정서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아이덴티티는 타자와의 접촉이 있을 때 제일 뚜렷이 나타난다. 즉 자기와 다른 존재를 알고부터 자기는 누구인지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우리 조선족들도 마찬가지로 지난날 폐쇄적인 공간에서 생활할 때, 즉 마을 내부에서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적었고 조선사람이라는 동질성이 비교적 강하다. 하지만 마을을 탈출하여 외부의 한족이나 여러 민족과 접촉하면서 비로소 타민족과 다르다는 강한 '조선사람'의식을 갖게 된다. 동시에 많은 조선족들은 한국바람으로 모국인 한국진출을 하게 되며 중한수교 이후 두 나라간의 경제활동이 빈번해짐에 따라 많은 한국사람들도 중국에 진출하게 된다. 이러한 잦은 만남은 조선족들로 하여금 고국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기회를 많이 갖게 되며 접촉하는 가운데서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특히 '중국조선족'이란 의식을 갖게 된다. 즉 이러한 만남과 접촉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우리들이 진정 누구인지, 아니면 누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적었을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진출해야 하는 우리 조선족들에 대해서 도시진출과 해외진출로 인한 여러가지 경험은 무엇보다도 값진 체험이 되며 나아가서 문화자본으로도 부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여러가지 모순들과 갈등들이 존재하고, 민족의 커뮤니티도 부단히 새롭게 형성되고 아직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조선족사회내부, 조선족사회와 중국사회, 조선족사회와 모국사회간의 차이점들을 축소시켜서 상호간의 차별을 극복함으로써 서로간의 협력과 이해를 통하여 진정한 공동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농촌사회의 붕괴는 결코 마이너스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붕괴와 재구성을 경험하면서 우리 조선족사회는 이 시대에 부합된 민족특색을 갖게 되며 나아가서 더욱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갖게 되고 또한 더욱더 밝은 미래를 공동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될 것이다.

2007/06/12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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