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신문]
주세법 개정·한미FTA발효로 가격부담 줄어
칠레·미국산 인기몰이 … "와인시장 봄기운"
와인열풍이 다시 불 조짐이다. 만화 '신의 물방울'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07~2008년 와인열풍이 일었던 것처럼 최근 일반인들의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엔 부담없는 가격 때문이다. 특히 수입 와인의 유통 단계를 단순화한 주세법 개정에다 한미FTA의 발효로 소비자들이 와인을 사다 마시는 부담이 전례없이 확 준다는 얘기다. 주류업체와 유통업체는 이런 가격메리트를 앞세워 와인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칠레산과 미국산 와인은 이미 인기몰이중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류업체들이 와인가격을 잇따라 인하한 가운데 백화점에선 가격인하를 체감할수 있는 할인판매 행사를 열고 있다. 값이 싸진 와인으로 애주가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 보겠다는 의도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8일까지 본점 강남점 영등포점 경기점 인천점에서 봄맞이 '월드와인페어'를 진행한다. 특히 주세법 개정안 발효로 와인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칠레의 대표 브랜드 와인을 40~55% 할인 판매하는 '칠레파격할인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행사에선 몬테스 알파 시라 2009년 빈티지가 3만5000원(40%, 정상가 5만9000원, 전점 60병 한정), 칠레 테루아의 정수를 보여주는 시데랄 2007년 빈티지가 5만원(55%, 91000원)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또 아르헨티나 프리미엄 와인인 이스까이 2007년 빈티지가 6만5000원(약 54%, 정가 14만원), 히딩크 와인으로 유명한 샤또 딸보 2008년 빈티지가 9만5000원에 판매된다.
주류업체의 와인 가격인하도 본격화됐다. 롯데주류는 지난 1일부터 칠레산 와인 70개 제품의 공급가격을 평균 10% 내렸다. 나라셀라·금양인터내셔날에 이어 롯데주류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빅3' 와인 수입사가 모두 3월부터 칠레산 와인 가격을 10% 안팎 내린셈이다.
그동안 칠레산 와인은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면서 관세가 철폐됐는데도 가격이 오히려 올라 수입사와 유통업체가 과도한 마진을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부터 수입 업체가 와인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이 개정되는 등 와인 판매 환경이 개선돼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수요가 늘면 침체된 와인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산 와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인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미국산 와인 매출은올 1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
미국산 와인은 이달 15일 발효되는 한미 FTA에 따른 관세의 즉시 철폐를 앞두고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인하 등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러한 매출 신장세에 한미 FTA 효과가 더해지면서 상반기 미국 와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