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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동네’ 상처난 아이들, 엄마들이 치유 나섰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5.01일 22:56
ㆍ서울 금천구 ‘평화마을프로젝트’ 공동체 사업

‘집값 꼴찌, 수능성적 꼴찌.’

서울 금천구에 달라붙는 꼬리표다. 사람들은 으레 ‘부자 동네’ 강남구와 비교해 금천구를 말한다. 금천구는 지난해 3.3㎡(1평)당 평균 아파트값이 1300만원대로, 강남구(3600만원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영어유치원은 단 2곳뿐이며 서울대 진학률도 서울 시내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수능성적도 1등 강남구와 평균 90점 넘게 차이가 난다.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동네’란 낙인은 금천구 아이들에게 그대로 상처가 됐다. 금천구는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청소년 위기실태조사에서 ‘전문가 개입이 시급한 고위험군 청소년 비율’이 3.9%로 가장 높았다.

그래서 엄마들이 나섰다.

금천구 엄마들의 모임인 ‘금천학부모모임’은 지난해 서울시의 주민참여예산 시민제안사업인 ‘왕따·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지역공동체사업’에 선정됐다. 서울시로부터 72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금천구청과 협약을 맺고, 올 초부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사업 명칭은 ‘평화마을프로젝트’.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 아이들을 잘 길러보자는 취지다.

강혜승 금천학부모모임 회장(44)은 “지역에 한부모나 조손가정,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치유책을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과 비교하는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창피해하고 주민들도 무력감을 느껴 화가 난다”면서도 “금천구는 서민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을공동체를 가꿔나가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마을프로젝트는 시범지역인 독산2·3·4동의 9개 초·중·고교를 비롯해 구청, 경찰, 관련 연구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3일 독산고에서 워크숍을 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학교폭력 노출 지역을 비롯해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파악하는 실태조사부터 벌이기로 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수호천사단’을 꾸려 자칫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는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엄마들이 직접 아이들의 상담자로 나서는 일도 구상하고 있다.

독산고 1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김현미씨(46)는 “학부모로서 딸의 진로 걱정이 가장 크다”며 “주변에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롤모델’이 없는데 마을공동체사업이 잘돼 다양한 직업모델을 딸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중·고교에 각각 세 자녀를 둔 오애리씨(42)는 “중3 아들이 친구들과 놀 곳이 없어 기껏해야 PC방이나 노래방에 간다고 말할 때 마음이 아프다”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섭 독산고 교장은 “아이들에게 안 좋은 것을 대물림해줄까봐 학부모들은 금천구가 낙후되고 교육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굉장히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화 기자 tingco@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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