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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자서전에 등장한 박지성 '헌신과 신뢰'

[기타] | 발행시간: 2013.10.25일 09:13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게 7시즌 동안 곁에 머문 박지성(32, PSV에인트호벤)은 어떤 의미일까.

은퇴한 퍼거슨 전 감독이 두 번째 자서전을 내면서 한국 팬들은 책 속에 박지성이 얼마나, 또 어떻게 언급되었는가 궁금해하고 있다.

24일(한국시각) 발간된 416페이지짜리 '내 자서전(My Autobiography)'엔 박지성의 이름이 총 9차례 등장한다.

데이비드 베컴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웨인 루니(맨유) 등 톱스타들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제자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에선 결코 적은 횟수는 아니다.

산발적이고 단편적인 평가를 종합해보면 퍼거슨 전 감독은 박지성을 'A급 실력은 아니지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미더운 선수'로 묘사하고 있다.

다음 4개의 중요 경기를 회상할 때 박지성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09년 5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아스널과의 4강 2차전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둔 퍼거슨 감독은 2차 원정경기에선 공격진에 변화를 준다. 카를로스 테베스 대신 박지성을 기용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 루니, 그리고 박지성을 뛰게 했다. 그 세 명이 결승 진출을 위해 내가 선택한 그룹이었다. 확실히 테베스는 (1차전에서) 인상적이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박지성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8분 만에 호날두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1 완승에 힘을 보탰다.

박지성은 이날 호날두가 터뜨린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기도 했다. 자기진영에서 호날두가 백힐 패스로 박지성에게 공을 내준 뒤 상대진영으로 미친듯 달렸다. 박지성은 공을 중앙선까지 드리블한 뒤 왼쪽 전방의 루니에게 한박자 빠른 킬패스로 내줬다. 루니가 페널티 지역에 도달한 호날두에게 어시스트를 하며 단 8초 만에 전광석화같은 골을 만들었다.

퍼거슨 전 감독은 이 득점을 호날두의 득점 중 가장 아름다운 골로 꼽으며 "공이 박지성으로부터 루니, 그리고 호날두에게 파괴적인(devastating) 스피드로 전달됐다"고 회상했다.

▶2011년 5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맨유는 1대3으로 패했다. 세 번째 유럽 제패를 놓친 퍼거슨은 "패배 후 왜 졌을까 곰곰이 생각했다"면서 "선수들이 평소 가진 능력 이하의 수준을 보여줬다"고 첫 번째 패인을 들었다.

퍼거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대체로 하기 싫은 궂은 역할(subservient role)을 맡기면 불안해한다"면서 "심지어 이날은 긱스나 박지성 조차 그랬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퍼거슨은 박지성에 대해 "그는 첼시와의 8강(3대1 승)에서 모두에게 태클을 걸며 종일 피치를 오르락 내리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박지성을 포함해) 그 같은 선수를 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2012년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전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EPL 우승 경쟁에서 패한 기억을 떠올린 부분에서도 박지성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한 감독의 생각이 드러난다.

퍼거슨 감독은 2012년 5월 맨시티와의 원정경기(0-1패)를 앞둔 전략을 설명하면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난 박지성을 야야 투레의 영역에서 뛰게 하면서 루니와 경기 내내 호흡을 맞추기를 원했다. 그 같은 역할을 박지성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체력적으로 박지성은 전성기에 있던 투레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지성의 '사냥감을 쫓아다니는 질주(marauding run)' 능력으로 투레의 위협을 없앨 필요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영국의 일부 언론들은 당시 박지성의 부족한 공격력을 지적하며 혹평했다. 나중에 그것이 그 해 여름 퀸스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하는 빌미가 됐다고 지적하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자서전에서 "하지만 내가 실수를 했다. 그날 밤 나니는 형편없었다(terrible)"면서 박지성에게 단 한 마디도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2013년 3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8강 2차전

박지성 평가의 하이라이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박지성이 퀸스파크레인저스로 이적한 뒤에 나온다.

당시 맨유는 마드리드 원정 1차전에서 1대1로 비기고 홈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었다.

퍼거슨 감독의 관심사 중 하나는 플레이메이커 사비 알론소를 묶는 일이었다.

그는 "박지성이 있었더라면 알론소를 막는 일을 완벽하게 수행했을 것이다. 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는 75퍼센트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지만, 그들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에게 사냥개 역할(hounding role)을 맡기자 킬패스 비율이 25%로 뚝 떨어졌다"고 썼다.

박지성 최고의 경기로 꼽히는 밀란과의 2009∼2010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3대2 승)을 떠올리며 박지성의 부재를 아쉬워한 대목이다.

퍼거슨 감독은 "(현재) 우리 스쿼드에 알론소를 (박지성처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대니 웰백 밖에 없었다"면서 웨인 루니를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도 덧붙였다.

하지만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탈락했고, 많은 팬과 언론은 '박지성 같은' 선수의 부재를 패배의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 밖의 언급은 매우 단편적이다.

로이 킨이 떠난 2005년 리빌딩 과정을 설명하면서 "박지성을 데려왔다"고 했고, "박지성이 곧 31세에 접어든다"며 2011년 애슐리 영을 애스턴 빌라에서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2008년 첼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회고한 '모스크바의 어느 밤'에서 한국 팬들을 상심케 한 박지성의 명단 제외를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퍼거슨의 새 자서전은 첫 번째 자서전이 나온 2000부터 은퇴한 2013년 여름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총 25장으로 구성된 가운데 독립 챕터로 비중 있게 조명한 선수나 감독은 베컴, 리오 퍼디낸드, 호날두, 뤼트 판 니스텔로이, 로이 킨, 주제 무리뉴, 아르센 벵거, 루니 등 8명이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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