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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네티진이 함께 하는 1000자 릴레이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15일 16:11
편집자의 말: 1000자 릴레이는 중국조선족사회의 과거, 현실 그리고 꿈과 리상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광범한 네티즌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창작시도로 작가와 네티진 《길림신문》이 합작하여 만들어내는 온라인창작 릴레이다.

릴레이방식:


매 주자는 앞 주자의 작품을 이어가는데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도 있고 자기가 보고 들은 이야기를 릴레이형식으로 이어간다. 작품은 인터넷특성상 1000자이내로 제한한다.


지정 필자는 원고는 jlcxwb@126.com으로 보내면 되고 네티진은 직접 댓글란에 자기의 작품을 넣을수 있다.

릴레이 첫 이야기:

고향을 떠난지 10여년, 연길공항에 도착한 그의 착잡한 마음은 이루다 표현할수 없다. 년로하신 어머니, 갓 걸음마를 떼던 딸애와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출구로 한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가는 그의 앞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가?

제1화


11년전 이 비행장에서 한국으로 떠날 때 그는 오늘처럼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 날은 부자가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딸랑 옷 몇벌이 전부였지만 다시 연변땅을 밟는 날에는 옷가방 대신 돈가방을 들고 나타날거라는 환상에 부풀었다. 힘든 일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보다는 한국땅만 디디면 앞으로의 인생이 한방에 달라질것 같은 예감에 가족과의 리별도, 그냥 두는 직장도 아쉬울게 없었다.

오늘 그는 11년전의 그 가방을 그대로 짊어지고있다. 달라진게 있다면 바로 그 가방의 주인이다. 그때는 그나마 싼 옷을 입어도 젊음이 있어 일하러가는 사람치고는 너무 멋있다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11년만에 가족을 만나는 기쁨에 좀 괜찮다는 옷을 골라 입었건만 영 맵시가 아니다. 자기가 늘 입었던 싸이즈가 분명한데 그 옷은 고양이 우산 쓴듯 후줄근하고 헐렁해서 그같은 몸이 하나는 더 들어가게 생겼다. 해빛에 그을린 얼굴은 그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입은 그 복장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남의 옷 빌어입은듯 했고 일에 지친 허리는 마치 조금이라도 꿋꿋이 서보려면 무슨 죄라도 짓는듯 펴지기를 두려워하는것 같았다. 한국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전에는 자신의 옷맵시를 보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11년 세월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이제 연길공항에 발을 디디고보니 야속이니 뭐니 하는 생각은 언제 그랬냐 싶게 온데간데 자취를 감췄다.


그의 두 눈동자는 부지런히 누군가를 찾기에 바빴다. 홀연 축 처진 눈까플아래 두 눈동자가 잠깐 빛나는가싶더니 인차 빛을 잃었다. 마치 갑자기 꺼진 전구처럼 그렇게 아주 잠깐 반짝하다가 꺼져버렸다. 그 빛이 눈물을 잉태하고 있었던보다. 눈물은 온 힘을 다해 파르르 떨면서 뭉쳐보려고 했지만 끝내는 자꾸 밀려나오는 새 눈물들땜에 떨어질듯 말듯 하다가 그의 운동화우에 내려앉아버렸다.

눈물의 무게때문일가? 그의 발걸음이 점점 더디고 더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 사람들은 가족의 얼굴을 발견한 즉시로 막 뛰여도 모자랄판에 그는 거의 제자리걸음으로 겨우 발을 옮기고 있었다. 옆으로 급히 스쳐지나가는 다른 사람의 짐에 치여 그의 힘없는 다리가 잠깐 비틀거리다 겨우 선자세를 유지하고 또 그러다가 간신히 발을 옮긴다.

시간은 그한테서만 정지돼버렸다. 재빨리 걸음을 옮기는 다른 사람들이 그의 초점을 잃은 눈동자에 그냥 쾌속필림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러다 어느샌가 필름이 뽀얗게 희미해진다. 실신한 사람이 되여 한동안을 그렇게 서있는다.


(글 첫번째 주자)

*이틀후 두번째 주자의 이야기가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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