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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피가 흐르는 시 써야 진정한 그 나라의 시"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1.07일 08:01
중국 조선족 시문학을 만방에 퍼뜨린다는 연변시총서'시향만리(詩香萬里)'를 출간해 오고 있는 '연변시인협회(회장 김응준시인 이하 시인협회)'가 주최한 ▲'제2회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 시상식에서 대표적인 한국 민족서정시인으로 꼽히는 '서지월'시인이 △세계문학부문'에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시인협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9시 연길시 '백산호텔 신라월드'에서 시상식을 열어 11차례나 만주기행을 감행하며 고구려의 웅혼한 민족기상을 불굴의 투지로 시로 승화시키는 등 중국 조선족문단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한국 민족서정시인으로 꼽히는 서지월시인(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인협회는 또 흑룡강성 조선족 '강효삼시인(민들레)을 △조선족 수상자로 '중앙민족대학 연구생'으로 재학중인 유려씨(가을나무)를 △신인상 수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시인협회는 연변시총서인 '시향만리' 6집~9집에 실린 800여 편의 시작품 가운데 이처럼 엄선된 세 편의 시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연변대학 우상렬교수는 심사평에서 "강효삼시인의 '민들레'는 수수해도 아름다우며 어질어도 강했던 우리 겨레 삶의 한 얼굴로 민들레와 우리들의 고향, 우리 겨레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류려의 '가을나무'는 가을나무에 기탁하여 인생 본연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데서 수상작으로 각각 선정했다"밝혔다.

우교수는 또 국제부분 수상작인 서지월의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에 대해서는 "우리것에 대한 가감없는 향수 내지 애수를 나타내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왜 그런가?. 그것은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섬돌밑에 잠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는 이미 민족적 정서의 하나의 상징 코드로 된 소월의 산새 이미지를 끌어들여 시향(시의 운률)을 만난 것이 좋았다. 그것은 '접동 접동 아우라비 접동' 이 비극적인 소쩍새의 다름이 아니다. 시적 자아는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라는 반문으로 그것에 부정적인 해답을 주고 있다.

지금 우리시대는 세계화요, 글로벌화요, 하면서 좋든 궂든 민족적인 사항들이 점점이 멀어져 가고 있다. 소월의 산새는 지금 어디쯤 날아간 묘지 위에서 보다시피 그것은 처절한 죽음 자체였다. 이 시는 지금 이 시점에서 민족적인 것에 대해 한번 되돌아 보게 하는 좋은 시라 평가된다.

'아리랑'과 같은 고유정서를 담아 내놓은 빼어난 가락의 뛰어난 서정시라는 점에서 수상하게 되었다"고 선정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시상식에서 김병민 전 연변대학 총장은 축사를 통해 "물질지상주의가 팽배하는 요즘 세상에 문학 특히 문학의 진수인 시가 소외 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우리의 문인들이 민족의 시향을 만방에 풍김으로써 시를 알고 시를 읽는 민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소명을 다하자"고 호소했다.

서지월시인은 수상소감에서"10여차례에 걸친 만주기행을 하다 보니 이 모두가 내 시의 정서 아닌 것 없고 내 시의 소재 아닌 것이 없었다. 꼭 예언이나 예시처럼 나도 아주 놀라울 정도였다. 길가의 간판 하나, 담밑의 꽃들의 얼굴 하나, 강변의 돌멩이, 여인들의 쪽진 머리, 네거리의 마차, 식당의 숟가락 젓가락 그 하나하나가 내가 추구해 온 시의 무대였으며 작품세계였다"고 말했다.

서지월시인은 이어 "조선족예술공연을 보았을 때의 여인들의 몰동이춤, 도라지꽃이 그려져 있는 남색치마에 이르기까지 아주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르는 시를 써야 진정한 그 나라 그 민족의 시인이라고. 진정한 시인은 그 시대를 잘 반영하며 그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의 시를 쓰는 일"이라고 자신이 천작하고 있는 시세계를 밝히기도 했다.

▲ 김응준 연변시인협회 회장(맨 왼쪽)과 제2회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 수상자들.

시상식에 이어 서태문 연변방송국 아나운서가 수상작인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는 낭독했으며 연변대학교 '종소리문학사'의 리광원군은 유려양의 '가을나무'를, 한국 시낭송가 고안나씨는 강효삼시인의 '민들레'를 각각 낭송해 시선을 끌었다.

▲ 제2회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 참가자들의 단체 기념촬영.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은 2년에 한번씩 시상하며 한국시인으로는 서지월시인(국제부문)이 첫 수상자이다. 이번 시상식에는 서지월 시인을 비롯, △시인대구시인학교 회장 김삼경시인 △한민족작가회 전문시낭송가인 고안나시인 △포항 호미문화예술제 제전위원장 서상은시인 등이 함께 했는데 협회는 이들에게 감사패를 주었다.

이에 대한 답례로 한국의 서상은 호미문화예술제 제전위원장은 연변시인협회 김응준회장과 김응룡비서장,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한석윤회장, 연변시조시사회 김철학회장, 연변일보 장경률 논설위원께 각각 감사패를 주며 화답했다.'시향만리'는 지난 2006년에 발족한 연변시인협회에서 이듬해인 2007년부터 발간해 온 시문학총서로 지금까지 10집이 출간되었다. 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은 물론 전중국에 흩어져 있는 300여명의 조선족 시인들의 작품을 매년 수록해 왔으며, 특히 연변대학과 중앙민족대학의 젊은 대학생들의 우수한 시작품과 한국시 특집도 마련해 매년 2회씩 출간, 모두 2000여편의 시를 수록했다.

연변시인협회는 지난 2011년 '제1회 연변 시향만리 문학상'시상식에 이어 2년에 한번씩 시상식을 마련하고 있는데 올해가 그 두번째다. 제1회는 조선족 김동진시인의 '오월이네는 아니 오고'로 본상을, 대학생문학상은 연변대학 전은주양의 '밤비'로 수상한 바 있다.

이번에 수상한 서지월시인은 지난 2002년 중국 '장백산문학상(長白山文學賞(세계문학 부문)'을 받은 수상시집 '백도라지꽃의 노래(白桔梗花之歌)'가 '료녕민족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바 있으며, 2012년에는 연변시조시사회 주관 연변과기대학교 및 평양과기대학교 총장으로부터 중국 연변 '민족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 서지월 시인 수상작

'素月(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하이네도 좋고 릴케도 좋고

바이런도 좋고 구르몽도 좋지만

우리의 산에서 우리와 같은 밥을 먹고

우리와 같이 눈물 흘리며 핍박 받아오던 시대의

素月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붉은 목젖의 피어 헝클어진 진달래꽃 다발 안고

북녘 어느 소년은 南으로 南으로

내려오고 있는가

흰옷 입고 자라고 흰 창호지빛 문틈으로 세상 엿보고

동여맨 흰수건 튼튼한 쇠가죽북 울리며

예까지 흘러왔건만

素月의 산새는 지금 어디쯤 날아간 묘지 위에서

점점이 멀어져간 돌다리와 짚신과 물레방아와

자주댕기 얼레빗......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

섬돌밑에 잠드는가

그리운 백도라지 뿌리 깊이 내리여

천길 땅속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가

■ 수상소감

"시는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을 쓰는 일"

서 지 월 (한국시인)

나는 압록강 두만강 너머 동북삼성을 밟기 전에 이미 광활한 그곳 북간도를 배경으로 한 한민족 정서를 읊은 시집『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1994.시와시학사)를 낸 바 있으며, 더욱 더 애정을 가지고 10차례에 걸친 기행을 하다 보니 이 모두가 내 시의 정서 아닌 것 없고 내 시의 소재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꼭 예언이나 예시처럼 나도 아주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길가의 간판 하나, 담밑의 꽃들의 얼굴 하나, 강변의 돌멩이, 여인들의 쪽진 머리, 네거리의 마차, 식당의 숟가락 젓가락 그 하나하나가 내가 추구해 온 시의 무대였으며 작품세계였으니까 말입니다. 조선족예술공연을 보았을 때의 여인들의 몰동이춤, 도라지꽃이 그려져 있는 남색치마에 이르기까지 아주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는 서구문화에 병들어 있는 한국에서도 잘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라 감히 말해보며 이렇게 웅혼하며 그윽한 민족정서를 담은 시세계를 펼쳐온 한국시인도 지금은 나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단언해 봅니다.

나는 늘 강조합니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르는 시를 써야 진정한 그 나라 그 민족의 시인이라고. 진정한 시인은 그 시대를 잘 반영하며 시대의 민족혼이 스며들어 있는 정신의 시를 쓰는 일이라 봅니다. 일찌기 연세대학교 유종호교수께서는 부족방언을 잘 살려낸 시인이 진정한 그 국가 그 민족의 시인이라 했습니다. 김소월(진달래꽃) 정지용(향수) 백석(남신의주 유동박시봉방) 이용악(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유치환(북두성) 서정주(신부) 윤동주(별 헤는 밤) 심연수(빨래)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광야에서) 김동환(송화강 뱃노래) 등등 이런 해방 전의 시인들도 민족의 정서를 잘 반영해 좋은 시를 빚어낸 시인들이라 생각합니다.

재외동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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