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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서 희망 나르는 버스기사 된 게 꿈만 같아요"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1.22일 15:00
탈북자 2만 7000여명 시대. 탈북자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각국에 잘 정착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다만 해외에 정착한 탈북자들 중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사례가 증가할수록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할 수 있다. 이에 데일리NK는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함께 국내에 잘 적응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착한(着韓) 사례를 수집, 보도해 한국 및 해외 독자들에게 탈북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자 한다.

[탈북자 着韓 사례⑥] 유금옥 씨

"탈북자들, 긍정적 마음으로 행복 스스로 찾아가길"

[데일리 엔케이] "탈북자들이 대단한 걸 꿈꾸는 건 아니잖아요. 사람들과 어울려 사람답게 살려고, 행복하게 살려고 한국에 온 것 아니겠어요? 내가 찾은 꿈과 삶이 나와 같은 처지였던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생활 13년째인 탈북자 유금옥 씨(사진). 매일 같이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유 씨는 유명인사도 아니고 크게 돈을 번 것도 아니지만, 지금 하는 일이 너무나 즐겁고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유 씨는 탈북 후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다. 북한에서 살 때 남편이 탄광에서 일하다 감옥에 끌려가고, 아들과 함께 살기가 막막해 잠시 중국 국경을 넘은 것이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속 타는 가슴에 눈물로 시간을 보내며 한국에서의 정착 생활을 힘들게 시작했다. 이때 나이가 서른 세 살이었다.

처음에 시작했던 일은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 이후 식당 서빙 등 여러 일들을 전전했다. 고되고 힘든 일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외롭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한때 우울증에 빠져 술에 의지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 소식을 듣게 되어 3년 만에 한국에서 만나게 됐고, 남편도 10년 만에 찾게 됐다. 이제야 비로소 예전의 단란했던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가족이 다 모이자 유 씨는 노점에서 땅콩장사를 벌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생활이 어려웠고,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이때 도로 옆을 지나가는 버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와, 왜 저걸 생각 못했지. 저거 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유 씨는 "버스운전사가 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사람들을 가득 실은 버스를 몰고 서울 시내를 돌며 삶의 터전으로 갈 수 있게 실어다주고, 스스로 그 삶의 일부가 되는 거잖아요. 얼마나 멋진 일인가. 너무 보람 있고 멋진 일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회고했다.

버스에 희망을 실고 달린다

땅콩장사를 하면서 트럭을 몰고 다녔기에 2종 운전면허가 있었던 유 씨는 대형면허까지 어렵지 않게 취득했다. 이제 관건은 취업하는 일이었다. 용기백배한 마음으로 무작정 버스회사를 찾아갔다.

그는 "당돌하게 '북한에서 왔는데 버스를 운전하고 싶어서, 취업을 하려고 왔다'고 말했어요. 그 용기가 좋아보던지 담당자가 웃으며 상담해주시더니 '그럼 먼저 마을버스 경력을 쌓고 오라'며 마을버스회사에 다니는 친구 분을 직접 소개시켜줬어요. 드디어 길이 열리는구나 싶었죠"라고 말했다.

유 씨는 그렇게 마을버스회사를 다니며 경력을 쌓다가 1년 후 꿈에 그리던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됐다. 그는 "면접을 보려고 회사에 갔을 때 가슴이 콩닥콩닥 떨렸던 기억이 나요. 처음 보는 면접도 아닌데 긴장이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아셨는지 면접관 분들이 '그동안 한국에서 어떻게 고생했는지 알 것 같다'고 다독여 주며 '용기가 참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그러자 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리고 곧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뻤죠. 정말 노력하는 만큼 기회가 따라주는구나, 열심히 하면 하늘이 무심하지는 않는구나 생각했어요"라고 회고했다.

꿈을 이룬 유 씨는 금세 새로운 직장에 적응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동료들도 그의 쾌활한 성격과 긍정적인 모습에 거리낌 없이 대해주었다. 일이 되려고 그랬던지 사고 없이 10개월 정도가 지나, 서울시의 추천으로 환경문화상을 받게 됐다. 누구보다 기뻐해지고 응원해준 것은 다름 아닌 동료 기사들이었다.

그는 "동료들이 모두 좋아해주고 반겨줘요. 버스에서 내리면 '누님'하고 인사하는 동생뻘 되는 동료들도 있고, 오빠뻘 되는 사람들도 '와, 금옥이 대단해' 하고 칭찬해주고. 이젠 여기 사람들도 무슨 문제 생기면 저한테 물어볼 정도라니까요"라며 밝게 웃었다.

버스에 승객을 싣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일도 좋고, 한 가족 같은 동료들이 있어서 더욱 즐겁다고 말하는 유 씨. 그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인정해 주니 하루하루가 신이 난다"며 "요즘처럼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이란 별 것이 아니에요. 이야말로 성공이고, 이야말로 적응이죠. 제가 그토록 원하던 일을 하게 됐어요. 일하면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니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꿈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도전하라

유 씨는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한국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느 탈북자 가족과는 달리 어린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어떻게든 한국 아이들과 부대 껴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려 화합하고, 생각과 행동을 함께 나누길 바라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끼리 하모니(harmony)가 된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해주고 있지요. 이제 아들은 태권도와 유도를 배우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데, 미래에 경찰이 되고 싶다며 대학교 경찰행정 학과에 입학했어요"라고 말했다.

유 씨는 아들이 경찰을 꿈꾸게 된 데에는 어려 울 때마다 가족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담당 형사들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마치 자기일 마냥 들어주면서 많은 조언을 해준 것이 너무 큰 도움이 됐다는 것.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탈북자들에게 "여러분, 꿈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내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고 내 인생의 행복은 내가 만드는 거예요"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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