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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IS 가담' 초유의 사태, 침몰하는 경찰·국정원 공조

[기타] | 발행시간: 2015.01.25일 07:00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취재여담]]

정재일 국제범죄수사1대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터키 실종 김모군 관련 경찰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 사진=뉴스1

최근 터키 현지에서 실종된 김모군(18)이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수사 당국인 경찰과 국정원이 혼선을 빚었습니다.

사단이 벌어진 것은 지난 21일 김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였습니다. 이날 경찰은 △김군이 지난 1년간 수백차례에 걸쳐 IS 관련 자료를 검색한 흔적 △김군의 SNS 게시글 △터키 도착 뒤 김군과 현지인과의 전화통화내역 등을 종합해 "김군이 납치됐거나 단순 실종일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공개됐던 트위터 계정 대화내용으로 자의에 의한 IS 가담이라는 결론은 충분히 유추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사에 들어갈 '뉴 팩트(새로운 사실)'는 김군이 터키 도착 후 현지인과 통화한 내용, '나라와 가족을 떠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내용의 SNS 게시글 정도였습니다.

경찰의 발표 직후 일부 언론에서 또 다른 '뉴 팩트'가 보도됐습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군이 'IS에 가입하겠다(Joint IS)'고 적은 쪽지를 집에 두고 터키로 떠났다는 겁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해당 쪽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곤란해 했습니다.

곤란한 심정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경찰이 수일에 걸친 방대한 수사 끝에 내린 신중한 결론이 또 다른 수사기관에서 선심쓰듯 흘린 쪽지 한 장에 정리가 되버린 것이니까요. 재주는 경찰이 넘고 공은 또 다른 수사기관이 가져간 느낌이라고 할까요.

경찰은 직후 "쪽지 내용은 확인하지 않는다.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 추가 수사를 하겠지만 이미 김 군의 자력 가담을 뒷받침하는 방대한 자료가 나왔다"며 "쪽지의 메시지도 단서 중 하나가 될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기사의 유력한 출처로 추정되는 국정원에 해당 쪽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쪽지가 나왔다는 기사를 우리도 봤고 정보당국이라고 하면 보통 국정원을 일컫는다"라면서도 "해당 쪽지에 관해선 우리도 모르고 그 언론사에 그런 내용을 확인해 준적도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쪽지의 유무, 쪽지 내용의 진실성 여부는 미궁 속에 빠졌습니다. "부모도 쪽지의 존재 여부를 모른다"는 경찰과 "우리도 모르는 일"이라는 국정원,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테러집단이 SNS를 이용해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첫 사례가 나온 상황입니다. 김군의 안전도 문제고, 우리나라도 IS 테러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찰과 국정원, 외교부가 사건에 달라붙었습니다. 모든 기관이 협력해 김군의 소재를 파악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기관간 불협화음이 나왔습니다. 그 배경에 다른 기관이 공적을 세우는 것을 가만히 못보겠다는 '조직 이기주의'가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일선 경찰서의 한 과장급 경찰은 "그간 국내에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다툼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이젠 범죄가 국내를 넘어 국제화 되고 있다"며 "안보·보안 분야에서 맞물려 있는 경찰과 국정원 간의 권한 조율 문제도 테이블에 올려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그랬지만 여러 기관이 한 사건을 맡을 경우 각자의 조직논리를 앞세우는 경우가 있다"며 "공적을 앞세우려다 보니 정보교류와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곽 교수는 이어 "중요 정보를 한 기관이 독점할 경우 다른 기관에서는 해당 정보가 없이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가 없어질 수도 있고 잘못된 판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끝날 즈음에도 '기관간 협의체 구성' '교류·협력 강화' 등등 비슷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목소리만 높인 뒤 어물쩍 넘어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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