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인권 단체의 지역 조직을 이끌어온 여성 지도자가 백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특히 흑인 인권 운동가로서 경찰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는 자리에 임명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LA 정재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최대의 흑인 인권 단체인 흑인지위향상협회 워싱턴 주 스포케인 지부장인 레이철 도우젤.
37살의 도우젤은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해 활발히 활동해 오다 최근 몇 년 간 10건이 넘는 증오 범죄의 타겟이 되기도 했습니다.
[레이철 도우젤, 흑인지위향상협회 지부장]
"여러 해 동안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물론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습니다."
흑인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한 도우젤은 최근 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감시하는 경찰 옴부즈맨 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도우젤이 흑인이 아니라는 의문이 제기되며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백인 부모와 찍은 사진과 출생 증명서까지 공개됐지만 도우젤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레이철 도우젤, 흑인지위향상협회 지부장]
(당신 아버지가 정말 흑인인지 궁금합니다.)
"그건 정말…. 당신 질문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도우젤의 친부모는 도우젤이 분명한 백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래리 도우젤, 레이철 도우젤 아버지]
"우리는 도우젤의 친부모입니다. 도우젤이 왜 자신의 인종을 속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도우젤을 흑인으로 알고 경찰 옴부즈맨 위원장에 임명한 스포케인 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인종 문제에 민감한 미국인들은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 수의 흑인들은 백인은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인종도 바꿀 수 있느냐면서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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