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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ity] 이승기, 죄 없는 자의 하드캐리

[기타] | 발행시간: 2015.09.14일 09:01

“제일 죄 없는 사람이 먼저 타는구나? 마지막 탑승자는 정해져 있어. 상암동 베팅남.” 지난 4일,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송을 시작한 [신서유기]에 등장한 지 1분 만에 이승기는 폭탄을 터뜨렸다. 5년 전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황금기를 함께했던, 그러나 지금은 나영석 PD의 표현에 따르면 “많이 망가져 있는”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과 다시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데 대한 우려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오프닝이었다. ‘여의도 이혼남’, ‘집 나온 초등학생’ 등 즉석에서 별명을 붙여 멤버들의 캐릭터를 구체화한 것도, 인터넷 방송의 수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심해진 강호동 앞에서 과감한 토크를 펼치며 안쓰러움의 서사를 강화한 것도 이승기였다. 그리고 다섯 개의 짤막한 클립으로 구성된 [신서유기] 1회는 방송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1천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과거 주말 예능과 드라마를 합쳐 ‘시청률 70%의 사나이’라고 불렸던 이승기가 사고뭉치에 ‘옛날 개그’를 하는 형들을 이끌고 웹이라는 새 예능 플랫폼을 거침없이 헤쳐나간 결과다.

“여기서 제가 뭐 그 정도로 흠이 되나요?” 데뷔 11년 차 이승기의 유일한 오점 아닌 오점, ‘1박 2일’ 시절의 ‘비어 캔 치킨’ 해프닝을 제외하면 말 그대로 깔 게 없고 털어도 나오는 게 없던 행보는 그가 [신서유기]에서 자타공인 리더인 ‘삼장법사’가 될 수 있는 바탕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유명인일수록 흠은 쉽게 드러난다. 유혹은 크고, 보는 눈은 많다. 그러나 열여덟 살 때부터 지금까지, 이승기는 물의를 빚기는커녕 나쁜 소문조차 없는 삶을 산다. 2011년 ‘1박 2일’ 게스트로 출연한 성시경은 “여기 나온 이상 이승기 씨의 실체를 파보겠다. 저렇게 멀쩡할 수만은 없다”고 다짐했지만, 피곤해서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술 마시고 실수하게 될까 봐 SNS조차 하지 않을 만큼 논란의 작은 가능성도 미리 차단해버리는 이승기의 자기관리는 꾸준하고 철저하다. KBS [프로듀사]에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반듯한 스타 이승기’를 연기한 그가 동료가수 신디(아이유)에게 “이미지 때문에 밖에서 화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고 하소연하며 ‘좋가모(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 유기견 돕기 봉사 활동과 기부 배틀을 하는 게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귀띔했을 만큼, 이승기는 존재 자체로 진기한 캐릭터가 되었다.



역시 ‘좋가모’의 회원으로 언급되었던 유재석과 함께, 주위로부터 ‘수도승 같다’는 말을 듣는 이승기는 한국에서 가장 심심하게 사는 연예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예능에서는 누구보다 확실하게 웃길 줄 안다. 단지 착하고 겸손한 ‘엄친아’여서만은 살아남을 수 없는 분야에서, 예의 바르면서도 넉살 좋고 엉뚱한 ‘허당’과 강호동 같은 최강자를 쥐락펴락하는 ‘황제’ 캐릭터를 오갈 수 있는 이승기는 ‘1박 2일’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에 최적화된 인재임을 보여줬다. SBS [강심장]을 공동 진행하던 강호동이 갑작스레 하차한 뒤에는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매주 스물다섯 명이 넘는 게스트들을 혼자 상대하며 본의 아니게 토크쇼 MC로서의 하드 트레이닝을 거치기도 했다. 그리고 지상파를 벗어난 [신서유기]에서 이승기는 ‘죄 많은 형들’을 마음껏 놀려대면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김구라 못지않게 독한 토크를 펼친다. 임기응변에 뛰어나고 타고난 센스가 있다 해도, 예능에서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시청률에 기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SBS [힐링캠프]에서 이승기는 농담처럼 “전 원래 늘 단단하게 준비합니다. 제 인생도 그렇고”라고 말했지만, 어려운 과제를 연습으로 돌파하는 것은 실제 그의 방식이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도망치고 싶었다”고 회상한 [강심장] 단독 MC 시절에는 수십 개의 애드리브를 시뮬레이션해보며 가장 좋은 멘트를 골라냈고, tvN [꽃보다 누나]에서 해외여행에 서툰 모습을 보인 초반 이후에는 여정마다 모든 경우의 수와 디테일을 다 조사하고 확인하며 ‘짐’에서 ‘짐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1박 2일’에서 엉망이라고 놀림받았던 요리 실력에 대한 평가는 tvN [삼시세끼] ‘정선 편’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만회해냈다.

그렇게 ‘이승기’라는 이름보다도 누군가 부르는 ‘승기야!’라는 외침이 더 친숙했던 이십 대를 보내온 그도 머지않아 서른, 귀여운 막내이자 청춘스타로서의 시간은 끝나가고 있다. 모두를 화들짝 놀라게 한 농담, “군대에 가거나 교도소를 가거나”처럼 내년에는 군 입대도 예정되어 있다. 그사이에도 어리고 매력적인 신인들은 계속 등장해 파이를 나누어가고, ‘내 여자라니까’만큼의 히트곡을 매번 내거나 시청률 40%를 넘는 드라마를 계속 찍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승기는 [힐링캠프]에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들어왔던 운이 끝나고 “이제 내가 보여주는 것만큼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승기는 누구보다 제일 잘하는 것이 있고, [신서유기]에서 그것을 보여줬다. 예능의 승기는, 강호동의 말대로 정말 장난이 아니다.

글. 최지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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