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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친척보다는 그리운 친구…변화하는 명절 풍경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9.25일 10:47
(흑룡강신문=하얼빈) #1.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6)씨는 오는 주말 편한 옷차림으로 여유롭게 한강을 거닐 계획을 짰다. '볕이 좋으면 빨래를 널고 책이나 읽어야지'하고는 혼자 웃는다. 오래 만나지 못해 낯선 친척 대신 오래 만나지 못해 그리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으로 부풀었다.

  이씨에게 추석은 몇 번의 휴일이 겹쳐진 것에 다름아니다. 그는 "매번 추석마다 '취업 안 하느냐?'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을 쌓아왔다. 이번 추석은 힐링의 시간으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2. 김모(30·여)씨는 쟁탈전 끝에 추석 당일 당직 근무를 따냈다. 근무를 바꿔주겠다는 선배가 있었지만, 웃으면서 사양했다. 김씨는 이번 추석에서 자신의 역할은 "차례 음식 차리는 일까지"라며 웃는다. 차례를 위해 몰아닥칠 친척들을 피해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일찍 즐거운 출근길에 오를 예정이다.

  "명절 때 집에 있으면 허리도 못 펴고 일하면서 친척들 잔소리를 들어야 하잖아요. 지난 설 때 알려준 나이를 이번에도 물어볼 게 분명해요. 그런 거에 비하면 회사는 천국이죠. 앉아서 일하고 돈도 주잖아요."

  명절, 친척이 한데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드물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명절 연휴 친척 마주하기를 꺼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학업에 치이고 취업에 치이고 성과에 치인 이들은 드물게 맞이하는 연휴 동안 친척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자기만의 시간을 희망한다. 부모세대의 손에 끌려 친척 집을 방문하기 혼자이더라도 집에 남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구인 구직 포털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793명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7명(69%)이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취업부터 학점까지 쏟아지는 친척들의 관심에 대한 부담'(31.1%), '덕담을 가장해 아픈 곳을 콕콕 찌르는 잔소리'(19.4%)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친하지도 않은 친척 어른들을 만나는 부담감'(10.1%)이라는 항목을 선택한 이들도 많았다. 친척들을 마주하기 싫어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운 좋게 취업을 했다고 해도 소재만 달라졌을 뿐 스트레스의 종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각자 '취업' '연봉' '결혼' 이야기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하고 다가오는 추석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는 청년층들만이 공유하는 인식이 아니다. 친척을 마주하는 것을 꺼리는 이들에게 '잔소리를 쏟아내는 주체'로 인식되는 기성세대 중에서도 '때'가 돼야만 찾아오는 친척들이 달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8)씨는 "명절이라고 친척들이 모여도 형식적으로 밥만 먹고 이야기도 잘 이어지지 않는다. 명절이랍시고 온 가족이 모이는 게 기성세대도 점점 불편한 자리가 돼 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세태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회가 변화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절 때에도 온갖 이유로 친척 만나기를 기피함에 따라 이웃보다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친척들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현택수 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함께 농사를 짓고 제사를 지내면서 유대 관계가 형성됐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멀리 떨어져 지내고 각자 직업도 달라 유대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다. 경제나 생활적으로 관계가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고 짚었다.

  그는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하게 변화함에 따라 가족의 전통적인 유대관계가 해체, 분화해 가는 과정으로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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