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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커피에서 고량주까지…업종 넘나드는 루이비통 회장의 ‘럭셔리한’ 안목

[기타] | 발행시간: 2015.10.24일 10:53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지난 2013년, 이탈리아에 있는 한 카페를 손에 넣기 위해 내로라하는 명품 그룹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당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가 가장 근접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막판에 운명은 바뀌었다. 해당 카페를 인수한 이는 바로 럭셔리 산업의 독보적인 1위 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회장이었다. 그는 자산 389억달러(한화 약 44조원)로 프랑스 최고 부호의 자리에 앉아있는 인물이다.

1987년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코냑제조사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LVMH 그룹은 셀린느(Celine), 펜디(Fendi), 지방시(Givenchy)부터 불가리(Bulgari), 드 비어스(De Beers) 등 귀금속 브랜드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아르노 회장은 세계 럭셔리 산업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존재다. 그런 그가 이탈리아의 지방에 있는 카페 하나를 인수하려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탈리아 밀라노의 중심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카페 ‘코바’

아르노 회장이 욕심을 냈던 대상은 바로 밀라노에 위치한 ‘코바(COVA)’라는 카페다. 1817년 문을 연 이곳은 과거 이탈리아 상류층의 대표적인 사교의 장 중 하나었다. 푸치니와 베르디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단골이었다. 고전에 해박한 사람이나 고전 영화 광이라면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생각할 수도 있다.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에도 실명으로 언급됐던 바로 그 장소다.

코바는 현재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도 중심지인 몬테나폴레오네 거리(Via Montenapoleone)에 위치하고 있다. 명품 숍이 즐비한 이 거리는 최근 20년 사이 ‘럭셔리 쇼핑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코바는 그 중에서도 거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명품 매장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 왔다.

코바 내부

결코 입지만 ‘럭셔리’한 것이 아니다. 내부는 샹들리에부터 테이블보, 의자 하나하나까지 왕실 궁전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져 여느 프랜차이즈 커피점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창에 진열된 형형색색의 케이크들은 마치 작품을 보는 듯 화려함이 느껴진다. 가격부담도 그만큼 높다.

우리 돈으로 약 55000원 정도에 커피 한 잔과 케이크가 어우러진 가벼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별도로 마련된 방에선 보안을 유지한 채 비즈니스 거래도 할 수 있다. 이쯤되면 럭셔리 산업의 거물인 아르노 회장이 왜 코바를 욕심냈는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코바 케이크

지난 해 사망한 이브 카셀(Yves Carcelle) 前 루이비통 회장은 생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바를 인수하기까지의 과정을 살짝 공개했다. 그는 “(원래 소유주였던) 파치올리(Faccioli) 자매는 ‘앞으로 새 매장을 낼 때 웨이터부터 셰프, 파티쉐, 바리스타 등 모든 직원이 이곳 밀라노에 와서 사전훈련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며 “아르노 회장이 코바의 브랜드 콘셉트와 문화를 그대로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코바는 200년간 수준 높은 고객들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깐깐하면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카셀 전 회장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코바가 갖고 있는 그러한 역사적ㆍ문화적 가치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아르노와 나는 명품 숍을 하나 더 내는 것보다 그 주변을 둘러싼 럭셔리한 문화와 환경에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타벅스도 물론 좋지만 코바 같은 카페가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 콘셉트와 더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코바 케이크와 차

이처럼 아르노 회장은 이미 커질대로 커진 LVMH 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의외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는 사실 몇 년 전부터 감지됐던 사실이다.

LVMH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인 와인과 주류를 담당하고 있는 ‘모엣 헤네시’는 지난 2007년 중국의 고급 고량주 브랜드인 ‘원쥔(文君)’의 지분 55%를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급 코냑과 샴페인에 중국의 전통 고량주까지 자사 주류 라인업에 추가한 것이다. ‘바이주(白酒)’로도 부르는 이 술은 일본의 사케나 한국의 소주에 비해 서양엔 덜 알려져 있지만 LVMH 그룹은 대담하게 중국 술을 택했다. LVMH 그룹이 인수한 최초의 아시아 주류 브랜드였다.

LVMH 그룹이 인수한 중국 고급 고량주 브랜드 ‘웬준’.

당시 LVMH 그룹은 이를 ‘중요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2000년대는 중국 내 소비가 증가하면서 중국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이 막 꽃피우기 시작한 시기다. 모든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이때 LVMH 그룹은 중국의 주류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했다. 그동안 ‘싸구려 독한 술’이 판을 치던 중국에서 도시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고급 주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LVMH 그룹은 쓰촨(四川)성 치옹라이() 지방에서 생산되던 ‘원쥔지우(文君酒)’를 인수함으로써 대륙에 좀 더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당시 LVMH 그룹의 투자에 대해 ‘대중(對中) 영향력을 넓히는 매우 부드러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고급 바이주는 일반 술집이 아닌 주로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함께 소비된다는 점에서 LVMH 그룹으로선 명품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중국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의 럭셔리함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코바 젤라또

카페 코바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코바가 자부해온 최고급 서비스와 LVMH 그룹의 럭셔리한 감성이 만나면서, 이곳은 밀라노는 물론 이탈리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핫한 ‘쇼핑 포인트’가 됐다. 그리고 지난 8월, LVMH 그룹이 보수공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잠시 휴업에 들어갔다. 과연 LVMH 그룹이 200년 전통의 카페 코바를 어떤 모습으로 변모시킬 지 기대를 모으는 한편 주변 명품 매장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LVMH 그룹이 밀라노 중심거리에 ‘침투’한 이후 매장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 그 파급력이 거셌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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