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용미란 기자] '비정상회담' "흙수저는 금수저를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9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황치열이 출연해 ‘수저 계급론’을 주제로 열띤 설전을 벌였다. ‘수저 계급론’은 양극화된 사회에 대한 청년들의 체념을 보여주는 일종의 사회 현상으로, 부모의 부와 소득에 따라 금수저부터 은수저, 흙수저로 계층화 한 것을 말한다.
이날 황치열은 “나는 부모님을 수저로 표현하는 게 죄송해서 (내가 무슨 수저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중간쯤인 거 같다. 평범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의 말대로 부모의 부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것은 씁쓸하지만 이미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현상이었다. G12 모두가 자국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타일러는 “자본주의적 세계관에서는 돈이 돈을 낳는다. 큰 규모에서 부의 재분재가 되지 않으면 (양극화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 격차를 줄일 수는 있지만, 시간 등의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카를로스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을 먼저 인정해야, 정부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승강기를 설치해주는 건 어렵지만, 최소한 에스컬레이터는 공평하게 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여기에서 황치열은 조금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황치열은 “난 무턱 대고 서울에 상경한지 10년이 지났다. 처음에 올라올 때 20만 원 들고 왔다. 확실히 돈이 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좀 더 자신감이 있더라. 반면 나는 기댈 언덕도 없고, 돌아갔을 때 따뜻하게 안아줄 곳이 없었기 떄문에 좌절하면 더 큰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문득 그런 시련이 없으면 삶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분들이(금수저) 얻을 수 없는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최근 양극화에 따른 소득 불평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재벌 자녀들의 몰지각한 행적과 복지에 대한 결핍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금수저 자녀의 병역 기피와 재산 조기 증여는 오래 전부터 문제시 됐다. 이를 들은 니콜라이는 “노르웨이에서는 부자라는 티를 잘 안낸다. 부자라도 아이들한테 돈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 계급을 없애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린 복지 제도 때문에 가난한 사람이 없다. 평범하게 사는 사람과 부자가 있다”고 밝혀, 좌중의 부러움을 샀다.
마지막으로 다니엘이 전한 고대 학생의 글은 모두를 감동케 했다. 다니엘은 학생의 글을 요약하는 대신, 본문을 읽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부모님들이 흙수저라는 말을 알게 되면 본인이 자식에게 흙수저를 준 건 아닌지 생각할까봐 싫다. 나는 부모님께 좋은 흙을 받았다. 내가 깊게 뿌리 내리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흙을 받았다”.
용미란 기자 yongmimi@tvreport.co.kr /사진= JTBC '비정상회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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