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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에 집착하는 병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1.10일 09:03
작성자:김문일

  (흑룡강신문=하얼빈) 입동을 알리느라 그러는지 하늘에서 부실부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후퇴근 시간즈음되니 거위털같은 눈발이 흩날렸다. 아직 땅의 온도가 있어서 그런지 눈이 땅에 내리면 인츰 녹아서 길이 여간 질척거리지 않는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큰 눈이 내릴때면 보통 바람이 불지 않아서 모르지만 아마 내일쯤 눈이 그치게되면 바람이 모질게 불어칠것이다. 그러면 체감온도가 뚝 떨어져서 진짜 겨울을 경험하게 될듯 싶다.

  요즘은 회사에서 백화점에 LED전시장을 만드느라 일손이 바쁘다. 거래처 손님들과 전화통화 몇번하고 몇명 회사지원자들의 면접을 보고나니 하루 오전이 또 후딱 지나갔다.

  오후에는 우리일을 주관하는 시정부의 모 공무원과 사업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 공무원의 생각이 꽉 막혀있어서 그 생각을 풀어서 일한다는것이 여간 어려운것이 아니였다. 일단 무턱대고 안된다고 우기는 스타일인데 그의 입에서 된다는 소리를 듣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일단 안된다고 하고 다시 면목으로 해주는척하면서 인사치레를 하려는것인지 아니면 본래부터 그러게 콕 막힌 사람인지는 잘 몰라도 안된다는 리유를 가득 늘여놓는데 나로서도 어쩔수가 없었다. 사업을 하는 나로서는 더욱 그렇다. 어려우니까 해결하려고 하는것이고 부족하니까 메꾸려고 하는것이지. 다 만들어져있고 다 될 일들이면야 그걸 어찌 사업이라 하고 청들려고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일을 하면서 누군가와 손발을 잘 맞추어 나가는것이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더우기는 부탁해야 하는 입장인 나로서는 부탁을 들어줘야할 사람이 콕 막혀 있으면 어쩔도리가 없는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잘하는면이 있고 못하는 면이 있다. 완벽무결한 인간은 없는법이다. 부족하기때문에 배워야하고 부족하기때문에 수행이 필요할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콕 막히고서야 어떻게 사상을 개방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킬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纵欲之疾可医,而执理之疾难医라는 말이다. 우리말로 풀이하여 보면 “어지러운 욕심의 병은 고칠수 있으나 이치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사욕에 눈이 어두운 사람은 치료할수 있어도 도리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고칠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사욕에 눈이 어두운 병도 어떻게 보면 꽤 중병이다. 그러나 그런것은 본인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든가 주위의 상황이 변하든가 또는 우연한 계기로 변할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는 그러한 예를 가끔씩 주변에서 보기도 한다.

  문제는 “이치에 집착하는 병”이다. 쓸데없이 이론만 캐고 완고하게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문제인것이다.

  물론 자기 의견을 가지는것도 좋은 일이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조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완고하게 고집하고 양보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신의 진보도 없고 주위 사람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할것은 자명한일이다.

  우리 속담에 지나침은 부족함만 같지 못하여 모처럼의 장점마저 결점이 되여버릴수가 있다. 이 “병”을 고치기 어려운것은 성격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그 결점을 자각하는 일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들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옛말에 옹고집,옹고집하는데 고집이센 사람중에서도 옹기장수만큼 고집쟁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옹고집이라고 했다고 한다. 좋은것을 고집해도 요즘처럼 다문화, 국제적인, 도시화사회에서 자리잡기 어려운데 하물며 자기 주관적인 생각만을 고집하고 자기 삶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타인에게까지 종용하는 고집이라면 “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린것이다.

  오늘 그 공무원과의 미팅은 별 소득이없이 끝냈다. 그러나 사업으로는 소득이 없을지 몰라도 인간관계의 학문에서는 실로 한수 배웠다. 때로 우리는 정면 인물이나 긍정적인 사물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가끔씩 반면인물이나 실패의 교훈에서 더 많은것을 배울때가 있다. 어제 금방 마음의 평형을 찾으려고 다짐을 했으면서 오늘 또다시 까맣게 잊어먹어버린다면 뉘우침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오후에 늦어서야 회사에 돌아왔다. 차 한잔을 타서 마시면서 밖에서 하늘가득 하얗게 떨어지는 눈발을 보고 있는것도 인생의 묘미가 아닐수 없다. 저 큰 대지에 가득 덮어 날리는 눈발이나 우주의 조화에 비하면 인간은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기를 내세우고 자기 중심적이다. “오늘의 고집은 내일의 후회를 낳는다”는 불경의 한구절이 떠오른다. 참 맞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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