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무슬림 여성의 수영복인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한 게 논란이지만 중국에서는 부르키니보다 더 폐쇄적인 ‘페이스키니(facekini)’가 인기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산둥(山東)성 칭다오시 등 동부 해안도시에서 페이스키니가 몇해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face)’와 수영복의 한 종류인 ‘비키니(bikini)’를 합친 말이다.
부르키니는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를 가리지만, 페이스키니는 눈과 코, 입 일부만 드러낼뿐이다. 부르키니를 입은 사람이 누군지는 알아볼 수 있어도 페이스키니를 착용한 사람의 신분은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다.
여름에 중국 해변에서 페이스키니가 인기인 것은 물에 쉽게 지워지는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도 햇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선크림보다 훨씬 뛰어나고, 해파리 공격으로부터 자유롭다고 광고한다.
최근 칭다오시 해수욕장에는 6세대 페이스키니를 입은 아주머니 모델들이 대거 나타났다. 페이스키니를 만든 장 시판(張式范·여·60)은 “2년 전 처음 페이스키니를 만든 이유는 해파리 공격 때문”이라며 “계속 디자인을 발전시키면서 6세대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1세대 페이스키니는 복면처럼 얼굴 전체만 가리는 형태였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페이스키니 곳곳에는 용과 봉황, 공작 등 화려한 무늬가 새겨져있다. 소재와 디자인 등이 여러차례 변하면서 6세대 페이스키니에는 판다, 양쯔강 악어, 시베리아 호랑이 등 세계 10대 멸종 위기 동물이 새겨졌다. 디자인에도 나름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했다고 장 시판은 말했다.
그는 “페이스키니는 이미 칭다오 해변의 명물이 됐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디자인의 페이스키니를 계속 만들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이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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