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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글꼴’ 바탕체, 돋움체의 기원을 찾다

[온바오] | 발행시간: 2016.10.08일 15:37

▲ 1950년대 사용된 바탕체 원자판과 자모, 활자. 자모조각기와 활자주조기의 활자 제작에 사용됐다.

[Korea.net] 컴퓨터에서 한글 문서를 작성하려면 기본 글꼴(폰트)이 바탕체나 돋움체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보기 깔끔하고 읽기 편해 ‘국민 글꼴’로 불릴 만큼 널리 사용되는 이 글꼴은 사실 6.25 직후 1950년대 열악한 여건을 딛고 ‘1세대 한글 글꼴 디자이너’ 최정호(崔正浩, 1916-1988)·최정순(崔貞淳, 1917-2016) 선생이 의지와 사명감으로 설계한 결과물이다.

이 두 장인의 탄생 1백 주년을 맞아 국립한글박물관은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이들의 삶과 작업을 기리는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 특별전을 5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 1세대 한글 글꼴 설계자 최정호 선생(왼쪽)과 최정순 선생.

이 전시는 ‘원도활자’와 ‘두 글씨장이 이야기’의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최정호·최정순 선생의 유품과 작업들이 소개되며 특히 그 동안 소개되지 않은 최정호 선생의 사진활자 원도(활자 제작을 위해 그린 글자꼴의 씨그림), 청사진, 마스터필름 자료 등 총57건이 최초로 공개된다.

2부에는 "글자란 사상이나 뜻을 전달하는 도구. 읽는 사람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최정호 선생의 말 등 글꼴 제작과 관련해서 두 장인이 남긴 말과 생각, 이들의 삶이 재조명된다.

지금은 컴퓨터를 통해 얼마든지 개성적인 글자체를 만들어 쓸 수 있지만 과거에는 인쇄된 글꼴이 아름답게 보이려면 원도가 예뻐야 했다. 원도가 잘 그려져야 글자가 보기 좋고 잘 읽혔으며 인쇄물 안에서 글자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 원도는 손으로 그릴 수 밖에 없었고 예술적 디자인과 기술적 설계력을 다 갖춰야 했다. 획의 굵기나 강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느낌이 달라지므로 0.1mm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15시간 이상 작업을 해도 20장 남짓 그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최정호·최정순 선생은 원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일생에 걸쳐 한 자씩 다듬었으며 그 원도가 낳은 활자로 인쇄물이 만들어졌다.

▲ 최정호 선생이 일본 모리사와사의 의뢰로 제작한 중명조체 원도.

▲ 최정호 선생이 일본 모리사와사의 의뢰로 제작한 고딕체 원도.

▲ 최정호 선생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이름 붙인 최정호체 원도.

최정호 선생은 서적 출판에 적합한 바탕체와 돋움체를 완성했다. 1950년대 출판 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킨 그의 글꼴은 동아출판사, 삼화출판사 등의 출판물에서 볼 수 있다. 한글 글꼴의 대명사가 된 최정호 선생의 글꼴 원도와 청사진 필름, 유리식자판, 일본 폰트 업체 모리사와(モリサワ)사의 의뢰로 설계한 사진식자기용 원도 등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정순 선생은 교과서 활자와 신문 활자의 근간을 이룬 원도를 설계했다. 그의 글꼴은 1950년대 교과서와 평화당 서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정순 선생은 1960년대 납작한 글꼴을 설계하며 신문 서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그가 신문 활자를 설계한 중앙일보 창간호는 한정된 지면에 세로짜기로 많은 양을 담기 위해 납작한 글자 형태로 인쇄됐으며 크게 보이도록 속 공간이 넓다.

▲ 최정순 선생이 참여한 국정교과서의 바탕체 글꼴로 제작된 1959년 국어교과서.

▲ 최정순 선생은 1965년 창간된 중앙일보의 신문 활자를 제작했다. 중앙일보 창간호.

▲ 최정순 선생이 교과서 본문용 폰트 개발사업에 참여해서 만든 본문용 바탕체 원도(위, 1991)와 돋움체 원도(가운데, 1992), 제목용 바탕체 원도(1993).

국립한글박물관은 “6.25 동란 후 혼란한 시절에 어렵게 펴낸 교과서와, 매일 아침 소식을 전해주는 신문 속에서, 세상 모든 지식을 담은 백과사전과 숱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책에도 두 사람의 혼이 담긴 글꼴이 살아 숨쉬고 있다”며 두 장인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www.hangeul.go.kr/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제공)

▲ 관람객들이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 특별전에 소개된 최정호 선생의 기록과 작업도구들을 살펴보고 있다.

▲ 관람객들이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 특별전에 소개된 다양한 신문 활자를 살펴보고 있다.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arete@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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