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한국 축구의 에이스인 손흥민(23)이 아시아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자, 중국 언론이 이 사실을 대서특필하며 자국 축구를 성토하고 나섰다.

둥팡넷(东方网), 텐센트(腾讯) 등 중국 언론은 "'아시아 축구 1인자'로 불리는 손흥민이 지난달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EPL 9월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며 "그간 박지성, 카가와 신지, 쑨지하이(孙继海) 등 적지 않은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EPL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는 손흥민이 처음으로 아시아 축구 선수가 유럽 최고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동시에 EPL 최고 수준의 선수를 배출해낸 한국 축구와 자국 축구의 수준 차이를 거론하며 자국 축구를 성토하고 나섰다.

둥팡넷은 중국 최연소 프로선수로 각광받은 우레이(武磊)와 손흥민을 비교했다. 우레이는 아시아축구연맹 U-14 국제대회에서 6골을 넣으며 중국팀의 우승에 일조했고 2006년에는 14세 10개월의 나이에 중국 3부리그 상하이둥야(上海东亚)에 데뷔해 프로축구 사상 최연소 선수로 이름올렸다. 2012년에는 2부리그에서 17골을 넣으며 팀의 1부 리그 승격을 도왔고 2014, 2015년에는 2년 연속으로 중국 프로축구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레이는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득점 기회를 잇따라 잡았지만 한골도 넣지 못했고 축구 팬들의 비판에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반면 손흥민은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계약을 체결한 후 승승장구해왔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는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는가 하면 같은해 8월 3천만파운드(414억6천만원)의 이적료로 토트넘 훗스퍼로 이적하며 아시아 축구선수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에는 EPL 3경기에서 4골 2도움의 기록을 세우며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는 결승골까지 넣었다.

둥팡넷은 "우레이에서 손흥민까지의 거리가 바로 한중 축구의 차이"라며 "몸값과 관계없이 전술소화 능력, 프로로서의 태도 모두 우레이가 손흥민보다 한참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축구는 결코 폐쇄식 훈련을 몇년간 한다고 해서 곧바로 세계급 선수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청소년 때부터 차근차근 훈련하고 축구 규율에 맞춰 일을 진행해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후닷컴(搜狐)은 "축구 선수와 팬들이 여전히 말다툼을 하고 있고 각자 일리가 있지만 중국 축구 발전에 있어서는 서로 단결해야 한다"며 "박지성부터 손흥민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구는 우리에게 부러움을 주고 있는데 우리가 이런 식으로 하면 희망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