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강희주 기자] 중국 지방정부 관료의 가족이 출산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뱃속에 있던 태아가 죽자, 수십명을 동원해 병원 수술실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관찰자넷(观察者网)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디 '약간의 이상적인 기자(一个有点理想的记者)'의 네티즌은 지난 19일 오후 6시 30분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샤오관시(韶关市) 웡위안현(翁源县) 위생계획생육국 부국장인 리옌주(李烟柱)의 가족이 지난 18일 수십명을 동원해 웡위안현인민병원 수술실로 쳐들어가 난동을 부렸다"고 폭로했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리 씨의 아내는 지난 8일 제왕절개 출산을 위해 해당 병원을 찾았다. 당시 태아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고 곧장 수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마취의가 마취제를 주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태아의 심장은 뛰지 않았고 결국 숨졌다.
이후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태아를 분만시킨 후 사망원인을 초기 진단한 결과, 탯줄이상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리 씨의 여동생이 친척 등 수십명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산부의과, 마취과에서 몇차례 소란을 피운 후 나중에는 당시 마취를 담당했던 의사가 있는 수술실, 무균실로 쳐들어갔다. 이들은 수술이 진행 중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검 결과와 관계 없이 60만위안(1천만원)을 배상하라", "마취의를 해임해라"고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마취의의 휴대폰을 부수고 남자 간호사의 얼굴을 때리기까지 했다.
이같은 소동은 30분간 지속됐고 병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와서야 멈췄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아이를 잃은 슬픔은 이해하지만 병원 측의 과실이라는 게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이같은 난동은 너무했다", "난동을 부린 사람을 처벌하기 전에 관료부터 해임시켜야 한다" 등 비난을 퍼부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방정부는 "현재 관련 사건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수사조를 편성해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