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미국·캐나다 등에서 공격적으로 금융사와 호텔을 사들이고 있는 ‘큰손’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일본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안방보험그룹이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소유한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 상당의 일본 부동산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안방보험과 블랙스톤의 인수협상이 상당히 진전됐다”며 “타결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본에서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거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07년 모건스탠리가 전일본공수(ANA)홀딩스의 호텔 13곳을 2810억엔(약 3조원)에 사들인 이후 일본에서는 대규모 부동산 거래가 없었다.
안방보험이 눈독 들이는 일본 부동산은 주로 중산층을 겨냥한 도쿄·나고야·오사카 등 대도시의 아파트들이다. 블랙스톤이 2014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법인으로부터 1900억엔(약 2조164억원)에 사들인 부동산도 포함돼 있다. 로이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들어선 후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였다”며 “주택 수요가 높은 대도시는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방보험은 블랙스톤과 이미 여러 차례 부동산 인수협상을 해왔다. 올해 초 블랙스톤이 소유한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업무용 빌딩을 4억달러(약 4700억원)에 매입했고, 스트래티직호텔&리조트 산하의 미국 고급호텔 16곳을 65억달러(약 7조원)에 사들였다. 데이터 제공회사 딜로직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일본 부동산 협상 외에도 최근 3년간 안방보험이 블랙스톤으로부터 인수한 호텔과 업무용 건물의 총 가격은 최소 160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위안화 약세 우려로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더 활발하다”며 “기업 인수보다 부동산 관리가 쉽고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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