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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 R&D 투자하는 화웨이…세계 모바일 네트워크 40% 장악

[온바오] | 발행시간: 2016.11.22일 22:42
슈퍼차이나 혁신 기업을 가다]

(2) 통신장비 세계 1위 화웨이

'비상장' 된 종업원 지분이 99%인 회사

작년 매출 700억달러 중 R&D에

92억달러 장기적 관점으로 대규모 R&D 투자

한국 이통3사도 '화웨이 통신장비' 써

"5G 통신시대엔 세계 1위 업체 될 것"

[한국경제신문 ㅣ 김현석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자리 잡은 화웨이 본사를 지난 9일 찾았다. 조 켈리란 미국인이 인터내셔널 미디어 담당 상무라며 마중 나왔다.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더니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브리티시텔레콤에서 일하다가 4년 전 화웨이에 반해서 옮겼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화웨이 종업원 17만90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중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4대 기업 중 하나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는 구글, 페이스북의 진출이 막힌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는 세계 140개국 등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일궈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인의 40%가 화웨이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을 쓴다고 공식적으로 밝힐 정도다. 이미 한국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2014년부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에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 중이다. 한국전력 등 공공 분야로도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매출 700억달러에도 고성장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700억달러(약 80조원)다.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는 여전히 놀랍다. 작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37%,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 증가했다. 몇 년째 200조원 안팎에서 매출이 정체된 삼성전자와 대비된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기술을 다루는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에서 에릭슨, 노키아, 알카텔루슨트 등을 누르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컨슈머 사업에선 삼성,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다. 비중은 높지 않지만 시스템, 서버를 구축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한다.

조 켈리 화웨이 상무가 화웨이의 5G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따지면 캐리어 네트워크는 22% 성장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률은 70%에 이른다. 지난 3분기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 2위인 삼성과 애플은 각각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보다 4.4%포인트, 1.5%포인트 하락했지만 3위인 화웨이는 1.0%포인트 늘어 8.7%로 올랐다.

켈리 상무는 이런 화웨이의 성공 비결을 세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가 연구개발(R&D)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임직원 17만8000여명 중 연구직이 8만명이다. 선전 본사에 근무하는 5만명도 대부분 연구원이다. 이는 전통이다. 화웨이는 1998년 자체 제정한 ‘화웨이기본법’에서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한다”고 정해 놨다. 지난해 화웨이는 92억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매출의 13%를 웃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3898건의 특허를 신청해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퀄컴(2442건), 중국 ZTE(2155건), 삼성전자(1683건) 등이 뒤를 따랐다. 2015년 말 기준 승인받은 특허 건수가 3만924건이며 이 중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특허가 각각 5052건, 1만1474건이다. 이런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 7월 삼성전자에 중국 기업 중 처음으로 특허 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R&D에 대한 고집은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의 일화에서 드러난다. 중국에 부동산·주식 투자 붐이 일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창업 멤버 6명 중 3명은 신제품 개발에 돈을 투자할 게 아니라 일부는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런 회장은 모든 자금과 인력을 신형 디지털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 개발에 쏟아부었다. 반대하던 3명은 1992년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났고, 화웨이는 세계적인 기술 대기업으로 커졌다.

◆“향후 50년 내 상장 계획 없다”

두 번째 비결은 독특하다. 켈리 상무는 “상장하지 않은 게 사실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한다면 주주에게 집중하고 보상해줘야 하지만, 우리는 대신 고객에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첫 번째 성공 요인인 R&D와 이어진다. 오너가 있는 회사처럼 장기 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켈리 상무는 “몇 년 전 BT에서 일할 땐 상장기업으로 3개월마다 분기 실적을 내놓아야 돼 단기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화웨이는 10~20년씩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며 “우리는 장기적 미래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런 회장은 올 2월 “향후 50년 내에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금이 필요하면 어떻게 하나’는 질문에 켈리 상무는 “2015년 말 기준으로 12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셀프파이낸싱을 한다”고 간단히 답했다.

세 번째는 종업원 주주 회사라는 것이다. 런 회장도 지분 1.4%를 갖고 있을 뿐 98.6%의 주식은 직원 8만2000여명이 나눠 갖고 있다. 켈리 상무는 “종업원들이 자기 지분이 있으니 더 열심히 일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엔 유명한 ‘야전침대 문화’가 있다. 수십년 전부터 위기 때마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깔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는 불굴의 정신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이는 2004년 알제리 대지진 때 발현돼 유명해졌다. 3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현장에서 서방의 네트워크 회사 직원들은 대피하기 바빴지만 화웨이 직원들은 야전침대를 깔고 복구현장에 뛰어들어 네트워크를 되살린 것이다.

애사심은 이사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이사회 멤버 모두가 어렸을 때부터 1980~1990년대 화웨이에 입사해서 커 온 사람들이며,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다.

◆“5G 시대 매출 2000억달러”

화웨이는 다가오는 5세대(5G) 시대엔 명실상부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꿈을 당당히 밝힌다. 켈리 상무는 “4G에서도 그렇듯 5G에서도 시장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2G 때는 추종자, 3G 때는 경쟁자였고 4G 때는 주도그룹의 일원이었지만 5G 세상에서는 화웨이가 규칙 제정자(rule setter)가 될 것이란 얘기다. 화웨이는 5G 통신시장에서 기술표준을 주도하려는 한국에 가장 버거운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의 KT·SKT,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 도코모 같은 통신사업자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같은 통신 장비업체 사이엔 5G 기술 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런 회장은 지난 7월 사내에서 열린 ‘화웨이 시장 연례회’에서 “대용량의 정보 흐름이란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향후 2000억달러 매출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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