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브 자와=AP/뉴시스】이라크 모술로부터 약 9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토브 자와에서 주민들이 정부군과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간의 전투를 피해 피난가고 있다. 2016.10.26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이라크 정부군의 총공세가 진행 중인 모술 주민 절반의 식수공급을 끊어버린 수도관 파괴가 이슬람국가(IS)의 의도적인 소행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모술에서는 약 65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주요 상수도관 파괴로 식수 위기에 처해 있다.
30일 CNN은 모술 주민들의 진술을 인용해 상수도관 파괴는 식수난에 처한 민간인들이 아직 IS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상수도관 파괴는 모술을 점령하고 있는 IS와 정부군 간의 충돌에서 벌어진 사고로 여겨졌었다.
특히 파괴된 상수도관은 IS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있어 정부군이나 구호단체가 이를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주하이르 하젬 알자부리 전 모술시의회 의원은 "이번 상수도관 파괴는 이라크 정부군이 진군하고 있는 최전선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의 식수공급을 차단하기 위한 사악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수도가 끊긴 지역에서 아직 물이 나오는 자신들이 장악한 도심 서부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인간 방패'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측은 이번 상수도관 파괴가 IS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민간인 피해에 무관심을 보여온 IS다운 전략이라고 밝혔다.
리제 그란데 유엔 이라크 사무 부대표는 "IS가 장악했던 도시와 마을들을 보면 분명한 패턴이 존재한다"며 "IS는 식량과 식수 등 모든 것을 동원해 주민들을 억압하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정부군은 민간인을 보호하면서 전투를 진행하고 있지만, IS는 민간인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정부군에 따르면 현재 모술의 약 40%를 탈환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전기와 식수를 공급하는 주요 사회기반시설이 위치한 도심 서부지역은 IS가 장악하고 있다.
이라크 대태러부대의 사바 알누만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IS가 (모술시의) 물과 전기 공급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가 지난 10월17일 모술 탈환작전을 개시한 이래 최소 7만3000명의 민간인이 모술을 떠났다. 이는 유엔이 예측한 20만여명의 난민들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수의 민간인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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