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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트럼프의 TPP 폐기, 중국에 큰 선물…아태 경제패권 넘어가"

[기타] | 발행시간: 2017.01.24일 16:3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결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은 미국이 TPP 철회를 통해 스스로 내려놓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기득권을 발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TPP 탈퇴 선언을 “오바마 대통령 정책에 대한 해머질(sledgehammer blow)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키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시도를 일순간에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TPP를 철회하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세계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자유무역의 미덕을 한층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일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보호주의는 마치 캄캄한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 밖에는 비바람이 칠 수 있지만 빛과 공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전통적인 친미 성향의 국가들과의 정치적,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컨설팅 기업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ASG)의 에릭 알트바흐 부회장은 “이제까지 미국과 중국은 자신들이 타고 갈 수 있는 말들을 각각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말을 초원에 방목을 해 버렸다. 미국은 이제 더 이상 경주를 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알트바흐 부회장은 “중국인들에게는 큰 선물이다. 중국이 이제 무역 자유화의 기수로서 속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위원장인 “미국의 TPP 폐기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규칙을 다시 쓰도록 하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그 비용은 미국 노동자들이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애슈턴 카터는 일전에 태평양 지역에서 항공모함 그룹을 하나 더 창설하는 것보다도 TPP가 훨씬 전략적으로 값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이른바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중국과 미국은 21세기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중국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의 중심축으로 작용을 해온 브레튼우즈 체제에 버금가는 무역과 투자, 금융 구조를 만들어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무서운 기세로 중국 중심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TPP는 이 같은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이었다. TPP는 지난 2005년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간 무역장벽 철폐를 목표로 출범한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력체제(TPSEP)에서 비롯된 것이다. TPSEP는 2008년 미국이 가입을 하면서 TPP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TPP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아시아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채택하면서 미국 주도의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게 된다. 2010년 말레이시아, 베트남, 페루, 호주로 범위를 넓힌 데 이어 2011년 멕시코와 캐나다, 2013년 4월 일본 총 12개국으로 세를 넓혔다. TPP가 발효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 이후 TPP는 추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중국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RCEP과 AIIB 등을 마무리한 중국은 이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의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RCEP은 관세 장벽은 낮추었지만 노동자 인권이나 환경기준, 지적 재산권 등 국제규정 준수는 요구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소재 보수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대니얼 이켄슨 무역정책연구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게는 기회다. 중국의 시스템을 모델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을 자신의 축으로 가깝게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나라들은 TPP 폐기를 공언했던 트럼프의 당선 이후 중국 주도의 RCEP로 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TPP가 폐기될 경우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 무역 규칙을 좌우하는 지위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 위원회(CE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주도권을 RCEP에 내줄 경우 미국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끝내 TPP 비준을 거부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여럿 TPP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었다.

지난해 미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TPP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트럼프 대통령이 TPP 폐기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TPP가 폐기돼 기쁘다.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일련의 무역협정을 맺어 왔다. 이로 인해 우리는 수백 만 개의 멀쩡한 일자리를 잃었다. 노동자들은 바닥으로의 경쟁을 해야 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깎이기만 했다”라고 말했다.

TPP 폐기로 가장 큰 실망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바로 월마트나 갭, 나이키 등 대형 유통업체들과 의류, 신발 제조업체들이다. TPP가 체결될 경우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입하는 물품을 수입할 때 부과해야 하는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TPP 무산으로 인해 디즈니랜드나 컴캐스트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쉽게 할 수 있는 수단을 박탈당했다. TPP는 지재권 침해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가능토록 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미국기업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패권이 일단 중국 주도의 RCEP에 편입되면 이 지역 시장으로 접근하는 게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angjooo@newsis.com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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