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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사육사를 공격한 사자…‘갇힌 동물은 행복할까’

[기타] | 발행시간: 2017.01.25일 10:55

사자가 자신을 돌보던 사육사를 공격했다. 사자에 물린 사육사 2명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중상을 입었다. 최근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망자가 없어서일까? 일본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넘어갔다.

사고는 1월 23일 오전 11시쯤 발생했다. 일본 지바 현 나리타 시 요시오카의 '쇼난 동물 프로덕션' 전문 사육시설에서 사육 담당 50대 여성 임원과 20대 아들이 사자의 몸을 손질해주고 있었다. 사자는 10살짜리 수컷이었다. 사람 손길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맹수는 맹수다. 사슬에 묶여 있던 사자가 갑자기 사육사들을 공격했다. 두 사람은 얼굴과 다리 등을 물려 크게 다쳤다.

지바 현과 경찰은 사자의 사육 관리에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류의 사고는 사육관리의 아주 작은 허점에서도 비롯될 수 있지만, 맹수 특유의 예측불가능성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아무리 숙련된 전문가라고 해도 야생동물의 습성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공사육이라는 생활환경 자체가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줬을 수도 있다.

동물사육 전문회사...예능동물 사관학교?



쇼난 프로덕션은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시킬 동물들을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시설이다. 깜찍하게, 혹은 우아하게, 때로는 발랄하게, 어떨 때는 용맹스럽게, 각양각색의 동물 영상이 이곳을 거쳐 탄생한다. 동물사육에 나름의 전문성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개나 고양이 등 원래 사람과 친근한 동물은 물론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야생 동물도 길들이는 곳이다. 마치 '예능 동물 사관학교'같다.

쇼난 프로덕션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1972년 설립됐다. 주요 업무는 사육하는 동물을 TV프로그램과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으로 나와 있다. 지바 현 나리타 시와 이스미 시에 일본 최대 규모인 1만 200여 ㎡의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고, 일본 내 동물관련 영상 산업의 9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동물 대출, 판매, 전시, 보관업 등으로 사업 등록이 돼 있다. 특정 동물(사자) 사육 보관 허가증도 갖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70여 종류의 동물을 '탤런트'로 소개하고 있다. 개 30여 종, 고양이 20여 종 등 낯익은 반려동물류는 물론, 알파카와 늑대, 캥거루, 원숭이, 표범, 펭귄, 사자 등 약 20종의 야생동물까지 망라돼 있다. 사자의 경우 암수컷을 합쳐 12마리를 사육 중이다.

'개미에서 코끼리, 사자 등에 이르는 동물을 실제로 조련시켜, 출연자의 안전을 지키면서 100%의 연기를 제공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이곳 출신 동물들은 TV 프로그램과 광고 모델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이곳 출신의 개 '가이쿤'은 소프트뱅크의 TV 광고 모델로 인기를 얻으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개'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인기와 돈을 가져오는 동물들

구체적인 출연료는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정확히 공개되지 않지만, 인기 있는 동물 모델의 출연료는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쿤이 활약하던 2008년 당시 출연료는 80만 엔(약 800만 원), 사자의 출연료는 180만 엔(약 1,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개 한 마리의 연봉이 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수익성과 연결되다 보니, 추문도 빠지지 않는다. 2014년 요미우리 신문은 쇼난 프로덕션이 1억 엔(약 10억 원)의 소득을 은폐했다가 적발돼 4천만 엔(4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근본적 질문...갇힌 동물은 얼마만큼 행복할까?

이쯤 되면 '잘 기른 동물 한 마리가 웬만한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것으로 전부일까? 반려동물 돌봄과 오락용 동물조련의 차이는 없는 것일까?

무릇 모든 동물을 기르는 데는 각별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개나 고양이 등 사람과 친화력이 강한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야생동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며,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단순히 먹이고 키우는 차원이 아니라, 야생 특유의 본성을 최대한 지켜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활 영역을 보장해줘야 한다. 인위적으로 조작된 환경은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야생 동물을 제한된 공간에서 사육하는 행위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쇠창살로 둘러싸인 좁은 우리 안에서 동물들이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에도 동물복지의 개념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덩치 큰 동물을 좁은 공간에 가둬두고 구경시키는 '오락거리'가 아니라, 가급적 야생과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생태주의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멸종위기 동식물의 보호와 복원에 적극적인 동물원도 나오고 있다.

밀렵이나 멸종위기 등 긴급상황이 아니면,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꿔 말하면, 예능·오락·광고 등 상업적 목적에 의해 '조련'받는 야생동물은 자신의 본성을 거부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보여주기를 목적으로 집단 사육되는 동물들은 얼마만큼 행복할까?

나신하기자 (daniel@kbs.co.kr)

출처: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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