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을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40대 엄마 박모씨가 지난해 2월 경기 광주시의 한 야산에서 현장검증을 마친 뒤 내려오고 있다.© News1 박정호 기자
대법, 엄마측 심신미약 주장 인정하고 5년 감형
집주인에겐 "부인과 변명 일관한다"며 원심대로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친딸을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마가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엄마 박모씨(43)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집주인 이모씨(46)는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박씨 등은 2011년 7~10월 아파트에서 당시 7살이던 박씨의 큰 딸 A양이 가구에 흠집을 낸다는 등 이유로 주기적으로 때리고 아파트 베란다에 감금했다.
박씨는 같은 해 10월 A양을 의자에 묶어 놓고 여러 차례 때린 뒤 출근했고 이씨도 묶여 있는 A양을 4~5시간 때리고 그대로 방치해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박씨 등은 A양이 숨지자 경기도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고 결국 시간이 흐른 뒤 범행이 발각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양의 하나 뿐인 엄마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모든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박씨는 범행 당시 의존성 인격장애였고 증상이 매우 심각해 정신병적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게 인정된다"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다만 1·2심은 집주인에 대해서는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진술을 맞추려 하고 부인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모두 징역 20년씩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박씨와 이씨에게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