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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공갈 무면허차량만 골라 '쿵',재한조선족도 당해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5.16일 10:26
조선족 한모(55)씨는 2015년 9월 부모의 약을 사러 운전을 하고 나가다가 조수석 쪽으로부터 둔탁한 소리를 들었다.

차량 밖으로 급하게 나가보니 한 행인이 차에 부딪혔다며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씨가 운전면허 실기 시험을 앞둔 무면허 운전자였던 만큼, 행인과 '지인'이라는 사람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한씨는 "처음에 800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다시 450만 원을 요구해서 빚을 내 돈을 줬다"고 토로했다.

무면허 운전자들만 골라 상습적으로 자해공갈을 벌이며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경찰은 자해공갈을 벌이고 돈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이모(58)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김모(56)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무면허 운전자들의 차량에 일부러 부딪힌 뒤 합의금을 받아내는 수법으로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3명으로부터 5억 3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일당은 주로 운전면허시험장이나 도로교통공단에 방문한 고령운전자, 혹은 1t 트럭을 모는 생계형 운전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사전에 피해자를 선정하는 '물색 역', 차량에 직접 부딪히는 '환자 역', 현장에 도착해 합의금을 요구하는 '해결사 역'으로 역할을 나누는 등 체계적으로 범행을 조직했다.

특히 도로교통공단에서 무면허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교통안전교육 명단 등을 확보해 면허가 없는 운전자들에 대한 정보도 파악했다.

이 때문에 교육을 받으러 차를 타고 왔다가 범행에 노출된 피해자들은 '무면허 운전을 신고하지 않을 테니 합의금을 달라'는 이들의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금을 지급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물색한 피해자를 놓칠 경우 집까지 찾아가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 이모(67)씨의 경우 2015년 1월 22일 오전 10시쯤 자신의 집에서 차량을 출발할 당시 자해공갈 피해를 입고 이들 일당에게 300만 원을 뺏겼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이씨는 급기야 우울증을 얻게됐고, 지병이 악화돼 이듬해 3월 숨졌다.

경찰조사결과 이씨 일당은 충남과 경기도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해공갈단이 검거되기 시작하자 지난해 5월부터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강범 충남청 광역수사대장은 "자해공갈 피의자들은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면 범행을 포기하고 달아난다"며 "무면허 운전자들이라도 범행을 당했을 경우 최대한 선처를 할 테니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전일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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