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고 꿉꿉할수록 위생관리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찬물도 더운물만큼이나 세균 제거 효과가 있으므로 시원한 물로 손을 씻어도 좋다.
국제학술지 '음식안전저널(Journal of Food Protec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차가운 물 혹은 미지근한 물도 따뜻한 물처럼 손에 붙은 박테리아를 충분히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
미국 러트거스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21명을 모집해 손 씻기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들이 시원하게 느끼는 물 온도인 15.6℃, 미지근하게 느끼는 26.1℃, 따뜻하게 느끼는 37.7℃의 물을 준비해 각 온도에서 손의 세균이 얼마나 제거되는지 확인했다.
손을 씻기 전 실험참가자들의 손에서는 대량의 대장균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또 각 온도의 물에서 손을 씻을 땐 0.5~2㎖의 비누거품을 활용했다. 실험참가자들은 5~40초까지 다양한 시간제한을 두고 손을 씻었으며, 이러한 실험은 6개월간 반복적으로 지속됐다.
그 결과, 온도에 상관없이 10초가량 비누칠을 하면 세균이 충분히 씻겨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누 종류별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적어도 물의 온도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이드라인은 음식을 먹기 전 100℉(37.7℃)의 온도에서 손을 씻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를 뒤집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미가 있다.
만약 찬물과 약간의 비누만으로도 손에 있는 세균을 충분히 씻어낼 수 있다면 에너지와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로 자꾸 손을 씻으면 건조해지는 등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번 실험에서 의미하는 10초간의 손 씻기는 헹구기와 닦기를 포함하지 않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오직 비누거품으로 문지르는 시간만 해당된다. 10초미만의 시간은 세균을 씻어내기에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함께 기억하자. 또 정원 일을 했다거나 생고기 손질을 하는 등의 작업을 했다면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깨끗이 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