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공립학교가 사상 최초로 여학생들을 위한 체육 수업을 도입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디 교육장관은 다음 학기부터 여학생들을 위한 체육 수업을 시행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구체적인 수업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점진적으로 체육 수업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지키는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다양한 활동을 제한한다. 예를 들어 사우디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머리카락과 신체를 반드시 가려야 하며 운전과 해외여행이 금지돼 있다. 또 아버지·남편·아들 등 남성 보호자의 허가 없이는 의료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여학생의 체육 활동은 4년 전 사립학교에 한해 허용됐다. 가족의 허락을 받은 여학생은 사적인 장소에서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여성의 스포츠를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어떤 이들은 운동복을 입은 여성들이 '겸손함'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른 이들은 운동이 여성의 '본성'에 반하며 운동을 통한 근육 발달이 남성적이라고 주장한다.
사우디가 국제 스포츠대회에 여성 선수를 파견한 역사도 짧다. 사우디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2명의 여성 선수를 런던 올림픽 대표단에 포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성 선수만 출전할 경우 사우디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겠다고 경고해서다. 지난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여성 선수 4명이 출전했다.
교육장관은 이번 결정이 지난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세운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은 사우디 경제 다각화와 국민들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것으로 사우디 인구의 40%가 일주일에 최소 1번의 운동을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우디 여성 역사학자인 하툰 알 파시는 "모든 것은 여성의 여성성을 보호하기 위한 개념"이라며 "이번 결정은 사우디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를 만들고, 돌보고, 존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NYT는 사우디 대학들이 여학생의 체육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성 체육 교사를 양성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여학교들이 체육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