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이나 방송 등을 보면 각종 식품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암 예방과 치료에 좋다며 특정 음식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암환자와 가족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과학적인 식품 정보에 의존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소화기암(식도암, 위암,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간암) 수술 직후이거나 항암, 방사선 요법을 진행 중인 환자는 원활한 회복과 부작용 극복을 위해 음식 선택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 잘못된 정보에 따라 특정 식품을 과다 섭취하거나 아예 먹지 않을 경우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의사는 환자가 적절한 치료 방식을 선택하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를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실제로는 암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아주고 수많은 암 관련 정보의 옳고 그름을 이해시켜 온전히 암 치료를 잘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암 예방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가족 중에 소화기암 환자가 있으면 '나는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들 수 있다. 가족의 암 치료뿐만 아니라 본인의 암 예방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가족들은 일부 유전자를 공유하고 식습관 등 비슷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소화기암의 위험인자를 함께 가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임윤정 동국대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화기암은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적절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면서 '소화기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올바른 식습관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바른 정보를 통한 식단 구성도 중요하다. 이정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대장암 등 소화기암은 동물성 식품의 비율이 높은 서구식 식단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과일, 채소, 곡류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암과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영양제, 보조식품의 섭취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암 환자이거나 예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의들과 임상 영양학자 등 전문가들이 전해주는 정확한 식품 정보가 절실하다. 이들에게는 '소화기암 환자들을 위한 바른 식단 캠페인'이 훌륭한 소통의 장이 될 것 같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캠페인은 대한소화기암학회(이사장 송시영/회장 정현용)와 한국임상영양학회(회장 서정숙)가 소화기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영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오는 10월 21일(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리는 캠페인에서는 동아대 의대 장진석 교수(위암), 동국대 의대 임윤정 교수(대장암), 한양대 의대 최호순 교수(췌장암)가 소화기암과 영양관계에 대해 발표하고 소화기암학회 이사장인 송시영 연세대 의대 학장이 '소화기암 환자에서 왜 영양 문제가 중요한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다.
이어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손정민 교수가 '나의 일상과 건강 찾기의 지름길-올바르게 먹기', 서울대병원 김영란 임상영양사가 '치료 중과 치료 후, 어떻게 먹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대한소화기암학회 이수택 회장(전북대 의대 교수)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의와 함께 소화기암 전문의와 임상영양사들이 '영양 및 진료 개별 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
지난 2015년부터 영양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다는 문지연(45, 주부)씨는 "시아버님이 대장암으로 고생하셨는데, 영양캠페인을 통해 정확한 음식 정보를 알게 돼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전문의 선생님과 임상 영양 전문가들의 말씀을 적은 노트를 자주 보면서 식단을 꾸미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최일문(71, 남)씨는 "직장에서 은퇴 후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는데, 시중에 이런저런 건강정보가 범람해 혼란스럽다"면서 "지난해 영양캠페인의 강연과 상담을 통해 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 개선에 큰 도움이 돼 올해도 꼭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