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넛지(nudge)’와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의 저자로 익숙한 리처드 H 탈러(71·사진)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2017년 제49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탈러 교수가 심리학적으로 현실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의 분석으로 통합한 데 기여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탈러 교수는 △제한된 합리적 행동 △사회적 기호 △자기통제 결여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인간적 특질이 시장의 성과뿐 아니라 개인적 결정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고 노벨위원회는 밝혔다.
독일계 미국 태생의 경제학자인 탈러 교수는 행동경제학을 체계화시켰다.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 찌르기’라는 뜻의 넛지 개념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 그림으로 유명하다. 남자소변기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놓은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나가는 소변량을 80%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09년 방한한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조차 없었다”며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탈러 교수는 넛지를 ‘타인의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설명했다.
탈러 교수는 정부 정책에 반영된 넛지의 한 예로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공개를 들었다. 탄소배출량을 발표하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효율적 에너지 소비에 대해 알게 되고, 이런 부담은 기업들의 녹색 산업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탈러 교수가 쓴 ‘승자의 저주’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무리한 금액을 지불한 탓에 인수 후 뒷감당이 안 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것이 이런 예다.
노벨위원회는 “전체적으로 볼 때 탈러 교수는 개인의 의사결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과 심리학적 분석을 연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의 실증적인 연구결과와 이론적인 통찰력은 새로 급속히 확장하는 행동경제학 분야를 창조하는 데 핵심이었다”며 “이는 경제 연구와 정책을 다루는 많은 분야에 심오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