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光棍節) 하루 거래액이 28조원으로 기록 경신을 이어간 가운데 한국 유통기업들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간 우호관계를 재확인한 가운데 '중국발 훈풍'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대두된다.
이랜드 중국법인 이랜드차이나는 지난 11일 광군제 당일 온라인몰 '티몰'(天猫)에서 767억원(4억5600만 위안) 매출을 올렸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 일매출 563억원 대비 39%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사전판매를 통해 64% 늘어난 194억원 매출을 올렸고 광군제 당일에는 오전 10시에 지난해 매출 588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이랜드차이나는 2013년부터 광군제에 참여해 50억원 매출을 올린 이래 2014년 200억원, 2015년 317억원, 2016년 563억원으로 매년 큰폭 매출 신장을 이어왔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가 끝난 직후부터 1년간 올해 광군제를 위해 상품기획, IT정비, 물량확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며 "올해는 사드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관계개선 분위기로 예약기간부터 성공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기업들도 광군제기간 매출이 큰 폭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직구몰인 '글로벌H몰'의 광군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신장했다. G마켓 '글로벌샵'도 106% 매출이 신장했다. 기저귀·분유·유아식 등 유아용품 판매가 270% 늘었고 문구·케이팝과 생활용품 판매가 각각 61%, 58% 증가했다.
K-뷰티업계도 광군제 기간 '대박'이 나 화색이 감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1일 티몰에서 지난해 대비 53% 늘어난 651억원(3억8700만위안) 매출을 올렸다. 설화수 '윤조에센스'는 이날 한 때 1초에 약 1만병씩 팔리며 럭셔리 라인 스킨세트 판매 1위에 올랐다. 헤라 'UV 미스크 쿠션'은 사전예약을 통해 1만개 판매를 돌파했고 이니스프리도 지난달 20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뒀다.
LG생활건강도 티몰에서 판매된 화장품, 생활용품이 지난해 광군제 대비 각각 68%, 104% 늘었다. 브랜드 '후'의 인기제품인 천기단 화현세트는 160% 늘어난 3만1000여세트가 팔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직격탄을 맞아온 면세업계에도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광군제 기간(1~11일) 중국 온라인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늘었다. 신라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 1일부터 10일까지 선제적으로 진행한 '적립금 60달러 지급'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50%가 넘는 매출 증가가 있었다. 신세계면세점 중국몰 매출도 30%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와 손잡고 선보인 페이백 이벤트, 17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이벤트 등 광군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광군제 성공과 한중 정상간 우호관계 재확인이 있었던만큼 향후 중국인 고객들의 '귀환'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유통가에 대두되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의 한국 방문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아직 조심스럽지만 오랜 사드국면을 극복하고 다시 유통가에 활력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배영윤 기자 young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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