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스포츠 > 축구
  • 작게
  • 원본
  • 크게

60년 만에 월드컵 좌절..충격에 할말 잃은 이탈리아

[기타] | 발행시간: 2017.11.14일 10:37
"설마가 현실이 되다니…"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 좌절이라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현실이 되자 어느 민족보다 말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할 말을 잃었다.

13일 밤(현지시간) 굵직한 축구 경기 직후엔 늘 한낮같이 시끌벅적한 로마 북부의 폰테 밀비오 구역은 이미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이탈리아의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이 좌절된 14일 자정께 로마 폰테 밀비오 인근 번화가에서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마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 세리에A의 맞수 AS로마와 라치오의 홈 구장인 스타디오 올림피코가 지척인 이곳은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바와 식당이 밀집해 프로축구 경기나 국가대표 대항전인 A매치가 있을 때마다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날도 남녀노소 축구팬들이 TV가 있는 이 지역 바와 식당을 초저녁부터 가득 메운 채 북부 밀라노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스웨덴과의 홈경기를 지켜봤다.

1차전에 패한 이탈리아가 이날은 반드시 이겨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터라 이날 TV를 지켜보는 이탈리아인들의 얼굴엔 어느 때보다 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볼을 잡아 스웨덴을 거세게 몰아붙일 때마다 좌중은 탄성을 지르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좀처럼 상대 골문이 열리지 않은 채 종료 시간이 째깍 째깍 다가오자 사람들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막판에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백전노장이자 주장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까지 공격에 참여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대부분의 바와 식당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이탈리아의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이 좌절된 14일 자정께 로마 폰테 밀비오 인근의 맥주집. 실망한 축구팬들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평소답지 않게 썰렁하다.

일부는 테이블에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감싸 쥐었고, 다른 일부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허공만을 멍하니 바라봤다. 간혹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목격됐다.

가톨릭의 본산이지만 현대에 들어선 축구가 종교를 대체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느 나라보다 축구를 신봉하는 이탈리아인에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기운이 빠진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썰물처럼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경기 종료 1시간이 지난 시점에는 몇몇 젊은이들만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거리를 서성이고 있었다. 멀리서 성난 팬들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화풀이를 하는 소리도 이따금 들렸다.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실패라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이탈리아 청년들이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다.

친구들끼리 어울려 축구를 보러 온 20대 젊은이들에게 말을 걸자 오늘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성은 밝히지 않고 토마소라고 자신을 소개한 회사원은 "설마가 현실이 됐다"며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아직 학생인 안드레아는 "너무 슬프다"며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침울히 말했다.

회사원 지오반니는 "내년 여름에 이탈리아가 없는 월드컵을 보는 게 너무 괴로울 것 같다"고 힘없이 말을 거들었다.

또 다른 토마소는 "만약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프란체스코 토티, 마테오 마테라치 등이 있었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이탈리아 축구의 황금기를 이끈 은퇴 선수들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다.

이들은 이어 기자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은 뒤 "당연히 한국은 본선에 진출 못 했겠지"라고 물었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 일찌감치 진출했다고 이야기해 준 뒤 2002년 월드컵 16강에서 한국 대표팀이 이탈리아에 승리한 사실을 일깨우자 이들은 이탈리아인 특유의 손짓을 하며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야유했다. 이어 "그 당시 결과는 다 모레노 심판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인근 식당의 주인은 텅 빈 테이블을 가리키며 "경기에서 이겨 본선에 진출했으면 지금쯤 사람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을 텐데 보다시피 썰렁하다"며 "이탈리아가 지자 모두 남은 술을 들이켜고 일찍 집에 가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이탈리아가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직후인 14일 자정(현지시간)께 로마 번화가 폰테 밀비오 인근 거리에 정적에 휩싸여 있다.

한편,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대참사가 벌어진 이유를 성토하기 시작하며, 일부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내내 답답한 심경으로 경기를 지켜봤다는 아파트 경비원 미켈레는 "오늘 이탈리아 선수들은 제대로 뛰지 않았다"며 "특히 경기에 투입하려는 코칭스태프의 명령을 거부한 다니엘레 데 로시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ANSA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사들의 웹사이트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교과서로 불리는 데 로시가 교체 투입을 지시하는 코치에 "우리는 오늘 비기는 게 아니라 이겨야 한다"며 경기에 뛰지 않겠다고 항명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 돌며 논란이 일고 있다.외신

출처: 료녕신문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10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애니메이션 '짱구'에서 봉미선, 즉 짱구엄마 목소리를 연기했던 성우 강희선이 4년 전 대장암을 발견했던 때를 떠올리며 근황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에서는 짱구엄마,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연합뉴스] 연극 연습 도중 쓰러진 연극배우 주선옥(38)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8일 유족 등에 따르면 주선옥은 지난 4일 연극 연습 중 뇌출혈 증세로 갑작스럽게 쓰

"역시 소문난 의리남" 이수근, 후배들 위해 '개그콘서트' 출격 방송 언제?

"역시 소문난 의리남" 이수근, 후배들 위해 '개그콘서트' 출격 방송 언제?

사진=나남뉴스 개그맨 대선배 이수근이 후배들을 위해 '개그콘서트' 지원사격에 나선다. 최근 이수근은 KBS2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녹화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촬영은 개그맨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했다.

"그때 그 월드컵 응원女" 오초희, '♥변호사' 결혼 발표 깜짝 근황

"그때 그 월드컵 응원女" 오초희, '♥변호사' 결혼 발표 깜짝 근황

사진=나남뉴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국기가 그려진 원피스를 입어 유명세를 탄 오초희가 결혼 소식을 알렸다. 이날 18일 배우 오초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비 신랑과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애정 어린 장문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