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군부 쿠데타 이후 사흘만인 17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 AFP=뉴스1
짐바브웨 참전군인협회 "군이 시작한 일, 우리가 끝내겠다"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8일(현지시간)엔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짐바브웨는 지난 14일 군부의 정권 탈취 이후 정국혼란을 겪고 있다. 짐바브웨의 군부 쿠데타는 무가베 대통령의 부통령 경질이 계기가 됐다.
6일 무가베 대통령이 자신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여사를 부통령직에 앉히기 위해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해임하자 짐바브웨 방위군 수장이자 부통령의 측근인 콘스탄틴 치웬가 장군이 이에 반발해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군은 관영방송사 ZBC와 수도 하라레의 주요 도로를 장악하고 무가베 대통령을 가택연금 조치했다.
무가베는 16일 군장성들과 회동했지만 사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수도 하라레의 한 대학 졸업식 행사에 참석, 군부에 실권을 빼앗긴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가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지지하는 짐바브웨 독립전쟁 참전군인협회가 수도 하라레 외곽의 대형 스포츠 경기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크리스 무츠반그와 짐바브웨 참전군인협회 회장은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군이 시작한 일을 우리가 끝내겠다"고 대규모 시위를 약속했다.
현재 집권 여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조차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ZANU-PF의 10개 지역조직은 이날 관영방송을 통해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反)무가베 진영의 시위가 열리는 동안 하라레 중심부의 '로버트 무가베 광장'에서도 무가베 대통령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를 앞두고 하라레 주재 미 대사관은 시위 현장을 가급적 피하라고 자국민들에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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